특종 : 그들이 돌아오는 진짜 이유
한 교회의 청년 부서 사역자가 중등부 부모들을 모아놓고 건넨 말은 차가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비수와 같았다. “지금 앞에 앉아 있는 우리 아이들 중, 10년 후에도 10%만 교회에 남아 있어도 그것은 기적이다.” 이 암울한 통계는 지난 수십 년간 북미와 한국 교회를 관통한 ‘탈(脫)교회화’ 현상의 단면이었다. 2000년대 이후 교회 문을 박차고 나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N세대’, ‘가나안 성도’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기독교의 미래를 불확실성으로 몰아넣는 주역이었다. 종교적 열심이 식은 세대, 개인의 자유와 합리성을 중시하며 전통적 권위에 등을 돌린 세대로 규정되던 이들이었다.
교회는 이들을 잃은 상실감에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쏟아부었지만,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듯 그저 통계가 증명하는 암울한 현실 앞에 무력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부모들의 눈빛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적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때로는 아이러니하게 찾아오는 법이다.
통계가 예견한 ‘재앙’, 기적이 되다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한 종교 연구기관들의 보고서는 놀라운 신호를 포착하고 있다. 한때 교회의 문턱을 넘어섰던 바로 그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다시 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바나 그룹(Barna Group)의 조사 결과는 이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들은 이제 주일 예배 출석 빈도에서 기성세대를 앞지르며 교회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일탈 후의 잠시 머묾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놓쳤던 본질적 갈망을 안고 돌아오고 있다.
대다수 교회들이 ‘떠나간 세대’에 대한 대책 마련에 급급하던 때, 이들의 귀환은 마치 고난의 긴 터널 끝에 도달한 작은 빛줄기와 같다. 이 낯선 귀환 현상은 통계와 예측을 뛰어넘는, 시대의 영적 흐름을 읽는 새로운 해석의 렌즈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D6 운동이 제안한 해석의 렌즈: 잃어버린 ‘가정’의 회복
이 놀라운 귀환 현상을 이해하려면, 지난 수십 년간 북미 복음주의권에서 시작되어 한국 교회에도 영향을 미친 D6 운동의 프레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오늘 내가 네게 명령한 이 말씀을…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신 6:6-7)
이 단순한 명령은 사실상 기독교 신앙 전수에 있어 혁명적인 선언을 담고 있다. D6 운동의 핵심 전제는 명확하다. 신앙 전수의 제1 주체는 교회가 아닌 가정이며, 신앙은 주일 예배당 안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아닌, 일상의 모든 순간, 즉 ‘앉았을 때에든지 일어설 때에든지’ 살아 숨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운동이 태동하게 된 배경은, 교회가 이 간단한 원리를 오랜 기간 동안 어겨왔다는 자기반성에 기인한다. 지난 수십 년간, 교회는 신앙 교육을 전문가에게, 제자 훈련은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위임하며, 가정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무시해왔다. 그 결과, 신앙을 ‘교회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오해하는 세대가 자라났고, 그들의 삶과 신앙이 분리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D6 운동이 분석한 교회를 떠난 세대의 심리는 이 지점에서 명확해진다. D6 운동이 예견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제 그들이 돌아오는 이유는, 그들이 D6 운동이 갈망하던 ‘본질’을 세상 속에서 찾지 못하고 다시 교회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떠났던 이유가 ‘형식의 거부’였다면, 그들이 돌아오는 이유는 ‘본질에 대한 갈망’이다.
디지털 유목민의 아날로그 순례: 와이파이 아닌 ‘텐트’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고속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경험하며 자랐다. 이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수많은 팔로워와 친구를 맺고, 수천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쉴 새 없는 연결을 이루는 ‘디지털 유목민’이다.
바나 그룹의 연구가 시사하듯, 젊은 세대가 교회에서 찾는 것은 더 이상 현란한 조명과 세련된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들이 목마른 것은 가상의 연결이 아닌, 함께 텐트를 치며 흙을 만지고 불을 피우는 아날로그적 진실함이다.
D6 운동이 신명기 6장을 통해 가정에 기대했던 그 ‘일상 속의 진실한 관계’가, 이 세대가 디지털 피로감 속에서 교회에 와서 찾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교회로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변하지 않는 이야기와 살아있는 관계에 대한 본능적인 갈망이다. 이 갈망이 바로 D6 운동이 예견했던 ‘신앙 전수의 실패’를 역전시키는 새로운 기적의 씨앗이 되고 있다.
과연 우리 교회는 그들에게 더 빠른 디지털 ‘와이파이’가 아닌, 진정한 그리스도의 임재가 있는 아날로그 ‘텐트’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향후 10년 한국 교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특종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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