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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패밀리얼라이브] 부모 역할 유형

부모역할 유형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부모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은 권위적 유형, 권위주의적 유형, 허용적 유형, 방임적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째, 권위적 유형은 영어로는 authoritative style이라고 합니다. Authoritative라는 말은 ‘권위있는’이라고 번역되는데 ‘권위를 바르게 사용하는’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유형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애정을 충분히 표현하면서 필요할 때는 자녀들의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합니다. 이런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지도하고 자녀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대화를 통해 바른 행동을 하도록 지도하며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스스로 독립적인 사고를 하도록 이끌어 주기 때문에 ‘민주적 유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독립심이 강하며 자아존중감이 높고 대인관계도 원만합니다.

둘째, 권위주의적 유형은 영어로는 authoritarian style이라고 합니다. Authoritarian이라는 말은 ‘권위주의적인’이라고 번역되는데 ‘권위를 함부로 사용하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유형은 ‘독재적 유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Authoritative와 authoritarian이라는 두 단어는 비슷한 듯이 보이지만 권위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다룹니다. 전자는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권위를 바람직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반면, 후자는 권위를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권위주의적 유형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잘못했을 때 대화를 통해 지도하는 대신 체벌 등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여 처벌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또한 자녀들에게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으면서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고 자녀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실, 이 유형에 속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사랑이 없거나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자녀들을 바르게 양육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애정의 표현보다는 통제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스스로 어떤 일을 결정하지 못하고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며 사람들을 대할 때 주눅이 들어 있고 자존감이 부족하며 성장한 후에는 권위를 가진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적대적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셋째, 허용적 유형은 영어로는 permissive style이라고 합니다. 이 유형의 부모들은 자녀가 원하는 것이면 별다른 기준이나 통제 없이 다 허용해주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부모들은 마음이 약해서 자녀들이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그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과잉보호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이렇게 자란 자녀들은 자기 절제 훈련을 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욕구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사회적 적응 능력이 떨어지고 자기중심적이고 자립심이 약하며 어려운 문제는 회피하고 도전하기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약물 중독 등 중독에 빠지는 일도 생깁니다.

넷째, 방임적 유형은 neglecting style 혹은 uninvolved style이라고 합니다. 이 유형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양육에 있어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며 자녀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기보다는 자녀들을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고 행동을 지도하는 일도 소홀히 합니다. 자녀들의 다양한 필요에 대해 총체적으로 무관심하기 때문에 한 마디로 자녀들에게 무관심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정서적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폭력적이 되거나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빠지고 사람들을 회피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가정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경우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자신의 일들로 바쁘기 때문에 자녀의 정서적 필요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물질적인 필요만 채워주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아울러 자신들이 자녀들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해 주지 못하는데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녀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부모들은 방임적 유형과 허용적 유형의 부모역할이 혼재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바르게 잘 양육하기 원하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일반적으로 위의 4가지 유형 중 가장 바람직한 유형인 권위적 유형의 모습을 따라 자녀들과 상호작용을 가지지만 때때로 권위주의적이 되거나 허용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잘못된 행동에 빠질까 봐 지나치게 염려하면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고 자녀들의 요구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친절하게 반응하다 보면 허용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녀들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행동을 지도하는 일에 있어 사랑의 표현과 행동 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그동안 잘못된 유형을 따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자녀에게 자신이 깨달은 바를 이야기하고 사과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동안 엄마가(아버지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쳐서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방식으로 너를 양육했단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너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단다. 사람은 살다 보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때때로 자기를 절제하는 훈련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너를 훈련하는 일이 있을 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바란다.”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면에, 그동안 권위주의적인 유형으로 자녀를 양육했다면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일에 적극적이 되고 규칙을 정할 때는 자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모습으로 변화한다면 자녀들과의 관계가 훨씬 행복한 관계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자녀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데도 바로잡아 주지 않거나 자녀들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지 허용해 준다면 자녀들은 행동의 기준에 대해 혼란스러운 가치관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면, 혹은 성경이 제시하는 원리를 따라 살도록 지도하지 않는다면 자녀들은 혼란한 세상의 가치관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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