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
한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 했습니다. 까페 주인이 분통을 터뜨립니다. “우리 카페에는 아메리카노 취급하지 않아 알겠어? 캐네디아노 커피만 있어.” 애꿎은 저에게 화내고 신경질을 부려서 당황했습니다. 요즘은 미국과 캐나다 선수간 경기하는 중에 종종 패싸움(Bench Clearing)이 일어납니다. 미국의 친구요 옆집 이웃이었던 캐나다 국민들이 모멸감을 느끼며 화가 나 있습니다. 이유인즉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어떻겠냐? 캐나다 국민이 원한다”라고 말한 까닭입니다.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인데 설마 했습니다. 이젠 한술 더 떠서 캐나다가 말을 안 듣는다고 마약이 캐나다에서 수입된다는 억지주장으로 관세를 35% 부과했습니다. 캐나다를 합병할 때까지 항복할 때까지 그러겠다 합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나라가 망해도 상관없습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까지 미국이 관할하겠다고 합니다“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겠다고 대선 전부터 공약을 했습니다. 미국의 만성적 문제는 사실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무너져가는 미국의 제조업, 고물가에 수많은 실업자들, 쇠락한 러스트 벨트, 경쟁력 없는 산업, 천문학적인 국가부채, 미국의 패권에 대한 중국의 도전, 불법 이민자와 마약…. 미국이 큰 수술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동성결혼과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가 민주당 정권아래서 역차별을 당했습니다. 보수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저도 한편 트럼프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보수 복음주의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싶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행보를 우려하는 시각이 꽤 많습니다. 캐나다 복음주의 진영 신학자들도 트럼트가 매우 파시즘적이라 우려합니다. TWU 사포드 박사는 역대 대통령중 지도자로서 가장 끔찍한 리더십(terrible leadership)중 한명이라 평가합니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막강한 힘을 일방적으로 휘두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카지노와 부동산 재벌의 전력, 3번에 걸친 이혼과 재혼, 수많은 성추문 스캔들, 기괴한 말과 행동… 그러하기에 그의 인격과 도덕성은 1%짜리 그리스도인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샤이 트럼프 지지자”들이 많습니다. 미국이 너무 진보좌파로 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보수 기독교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고레스왕처럼 하나님께서는 그의 도덕성과 신앙인격과 상관없이 얼마든지 전세계의 영적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부분적으로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사람이 1%만 기독교적이고 나머지 99%는 기독교의 가치와 상관이 없이 산다면 어떨까요?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기도하며 성탄절에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나눈 것은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는 기독교 신앙 전체에서 1%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99%는 비도덕적이며 반기독교적 가치일수 있습니다. 무례한 기독교, 자국의 이익만 강조하는 일방주의, 사랑이나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기독교, 약자에 대해 무례한 기독교…. 이로 인해 사실 세계 곳곳에서 선교하는 미국인들이 위협을 겪고 있습니다. “I am not a American, but a Canadian”이라고 밝혀야 위험을 당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독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선교의 문이 막히고 있습니다. 복음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 복음적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국가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는 돈으로 살수 없습니다. 슈퍼 파워인 미국은 대외적으로 이기적인 기독교, 무례한 기독교를 대표하는 국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개혁주의 신학자인 마이클 호튼은 “미국제 복음주의를 경계하라” 라고 오래전 경고했습니다. 역사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힘과 권력은 언제나 복음에 반하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실용주의는 미국의 철학이요 자본주의는 미국의 DNA입니다. 트럼프는 실용주의와 자본주의 기독교의 아이콘입니다. 모든 결정이 “실용적인가? 돈이 되는가?”로 바뀌면 천박한 기독교로 전락합니다. 복음도 싸구려 기독교인이 파는 복음이 되기 십상입니다. 실용주의와 자본주의 가치만 우선하면 반기독교적 정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부정하고 결국 선교의 문을 막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현재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는 자유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들며 동맹국가들에게 매우 큰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덕분에 미국이 복음주의가 차별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을 위해 하나님 나라의 질서, 전세계가 희생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아쉽게도 국가간 약속과 조약인 한국과 자유 무역협정 (FTA)를 무력화시켰고 주한미군협정(SOFA)까지 한순간 뒤집어 엎었습니다. “미국을 위대하게(MAGA)”라는 비전을 위해 동맹국에 무리한 투자를 강요하며 90%의 수익을 미국이 가져가겠다고도 합니다. 대통령 한사람이 미국과 전세계에 게임의 룰을 만들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과 충성을 강요합니다.비유하자면 동맹의 팔을 비틀어 돈을 요구하는 형국입니다. 미국은 전세계 슈퍼파워로 국제질서의 균형과 경찰국가로서 역할을 해왔습니다.앞으로는 미국의 국익만 생각하겠다! 트럼프 한사람으로 인해 전세계의 질서가 국익중심주의로 재편되고 있습니다.이젠 우방의 개념도 모호해지고 체제도 모호해지고 있습니다.전세계는 이데올로기나 체제보다는 이익중심의 세계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동맹이나 이웃보다는 …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로 세계질서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모리총리도 “Make India Great Again” 이라고…합니다. 트럼프는 전세계적 트랜드를 자국중심주의, 이익중심주의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럴수록 전쟁과 갈등의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힘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중세 영화에 자주 나오는 대사가 문득 떠오릅니다. “I am the law! I am the kingdom(내가 곧 법이다. 짐이 국가다.)”… 현재 트럼프가 만드는 국제질서를 보면 지금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국가 간의 상호조약이나 약속은 즉흥적인 말한마디로 뒤집을 수 있는 시대로 진입했습니다.초강대국으로서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사라지고 강자만 지배하는 “동물의 왕국” 처럼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몸집은 거구이지만 도덕성이나 인격은 난장이입니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으로 전세계가 혼란스럽습니다. 반쪽짜리 복음, 반쪽짜리 그리스도인은 결과적으로 반기독교적 정서를 만듭니다. 바라기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기독교적 가치인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고 국가간 상호조약과 신뢰가 재건되길 바랍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각박한 현실이지만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잊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밴쿠버동산교회 장천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