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교회 목회자 41% “영적 번아웃”…10년 뒤 교회 미래도 69%가 ‘쇠퇴’ 전망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미국장로교회(PCA) 한인교회 담임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목회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영적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69%는 향후 10년 뒤 미국 한인교회가 쇠퇴할 것으로 전망해, 이민교회가 목회자 돌봄과 다음세대 사역 등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는 미국 PCA 교단 소속 한인교회 담임목사 115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일부터 19일까지 모바일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4%였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한인교회의 76%는 출석 성인 100명 미만의 중소형 교회였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51%)은 출석 교인 50명 미만의 소형교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예배 회복도에서는 장년예배와 교회학교 모두 한국교회보다 회복 및 성장 비율이 다소 높게 조사됐다. 또한 교회의 재정 상태에 대해서는 39%가 ‘안정적’이라고 응답했지만, 50명 미만 소형교회의 경우 안정적이라는 응답은 22%에 그쳐 규모에 따른 재정 격차가 뚜렷했다.
향후 목회의 방향에 대해서는 미국 한인교회 목회자의 47%가 특정 세대보다 ‘모든 세대를 균형 있게 섬기겠다’고 답해 한국교회의 ‘3040세대 중심’ 전략과 차이를 보였다. 목회 중점 사역으로는 ‘주일 현장예배'(57%)와 ‘소그룹·성경공부'(48%)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현재 목회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는 ‘전도'(45%)와 ‘다음세대 교육'(43%)이 꼽혔다. 이는 한국교회와 동일하게 복음 전도와 미래세대 양육이 가장 큰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결과는 목회자의 영적·정서적 건강이다. 응답자의 41%는 현재 자신이 ‘영적으로 소진된 상태’라고 답했으며, 정기적인 안식 시간을 갖지 못하거나 가정 및 교회의 재정이 어려울수록 번아웃 비율이 더욱 높았다. 또한 목회자의 32%는 목회하면서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49세 이하의 젊은 목회자와 영적 소진을 경험하는 목회자들에게서 외로움이 더 크게 나타났다.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으로는 ‘오프라인 쉼과 회복 리트릿'(48%)이 가장 많이 선택됐으며, 이어 목회 전문성 강화 세미나와 지역별 소그룹 멘토링이 뒤를 이었다.
목회자의 처우와 은퇴 준비도 과제로 드러났다. 평균 기본 사례비는 월 2,976달러, 평균 주택보조비는 2,081달러로 두 항목을 합하면 월평균 5,057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교회 규모에 따라 월평균 지원액은 4,328달러에서 6,292달러까지 약 2,000달러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은퇴 준비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충분한 저축으로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한 목회자는 14%에 불과했으며, 절반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더욱이 전체의 34%는 교회의 은퇴 지원도 받지 못하고 개인적인 은퇴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목회자의 장기적인 생활 안정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한편 미국 한인교회의 미래에 대해서는 목회자의 69%가 향후 10년 안에 교회가 쇠퇴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성도들의 응답(54%)보다도 훨씬 비관적인 인식을 보였다. 목회자들은 쇠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민자와 유학생 감소를 꼽은 반면, 성도들은 시대 변화에 교회가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점과 권위적인 리더십 문화를 더 큰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목회자의 번아웃을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회와 노회, 총회가 함께 돌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작은 교회 간 협력과 세대를 연결하는 목회 구조를 통해 미국 한인교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