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지(SLNG: Spiritual Leaders for the Next Generation) Conference 2026 / 제23회 참관기
9/11(금) – 13(주일), 토론토 대한기도원
주제: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 요한복음 20:23 / 트리니티한인교회 이종윤 목사
지난 5월 하순 평온한 저녁 무렵,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토론토 말씀의 교회 허천회 목사님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처음 나눈 대화였지만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 길지 않은 대화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조금은 읽혔다. 같은 지역(캐나다), 교단(미주성결교회), 동문(서울신학대학교), 그리고 동년배의 공감대? 맞다. 같은 업종을 지니고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 우리는 이미 살고 있었다. 그런데 감히 근접할 수 없는 먼 발치로만 내게 여겨졌던 한 잘난 사내가, 본인은 감을 잡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우리 교계 안팎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학자와 목사로의 명망을 가진 자가, 옆구리 툭 치는 친밀감으로 갑자기 내게 다가왔다. 놀랐지만 왠지 반갑고 그냥 좋았다.
그 첫 전화에서 ‘차영지’(차세대영적지도자) 컨퍼런스를 소개받았다. 즉석에서 참여키로 했다. 다음세대에 대한 내 관심도 상식을 넘어 내 삶과 목회의 실제적 관심사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지면과 소문을 통해 듣던 차영지 운동을 내 몸으로 직접 부딪혀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그리고 이 참에 토론토와 나이아가라 폭포도 보고 싶었다. 25년간 밴쿠버에 살면서 캘거리 지난 동쪽으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미지의 그리움이 새삼 몰려왔다. 날짜를 꼽으며 기다렸다. 비행기에 오르는 내 마음은 묘하게 설레었다. 또 한 번 그냥 좋았다.
금요일(11일) 오후 토론토 말씀의 교회 한형희 장로님의 섬김으로 편히 도착한 곳은 ‘대한기도원’이었다. 입구에 도열해 있는 잘 정돈된 나무들과 푸른 초원 같은 드넓은 정원은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느껴졌다. 이미 한국의 ‘대한수도원’ 이미지를 잘 알고 있는 내 맘 한 켠에 잔잔한 평안과 안식이 차오르고 있었다. 이미 와 있던 차영지들과 각지에서 속속 도착하는 후원자들, 그리고 토론토 말씀의 교회 성도들의 표정은 한없이 맑았다. 서로를 반기고 환대하는 넉넉함이 가족 이상이었다. 숙소를 배정받고, 이어진 저녁 만찬도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천국의 식탁을 경험하는 멋진 만족과 배부름이었다.
첫 날(11일) 저녁집회에서 강사들의 소개와 더불어 중국인 ㅇ목사님의 강의와 간증이 이어졌다. 함께 온 중국과 태국에서 선교하시는 김상회 선교사님의 아들과 같은 제자였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주제로 행한 능숙하고 탁월한 강의와 호소력 있는 열정은 듣는 모든 이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큰 은혜와 사랑이 생나무와 같은 한 영혼을 저렇게까지 헌신된 주의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늘의 능력을 찐하게 맛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더 소중한 것은 김선교사님과 ㅇ목사님의 관계를 통해 성경 속의 바울과 디모데를 내 삶의 현장에서 생생히 보았다는 것이다. 그 후로도 김선교사님의 선교사역보고, 차영지 이사장 최영석 장로님의 스릴 넘치는 간증, ‘보내심’을 주제로 한 ㅇ목사님의 특강은 둘째 날로 이어져 계속되었다. 중국인 차영지 ㅇ목사를 통해 차영지 운동의 열매가 국경과 민족을 넘어 얼마나 귀하고 풍성할 수 있는 지를 온 몸으로 느꼈다.
젊은 차영지들의 활기찬 교제가 밤늦도록 이어지고 어느새 날(12일)이 밝았다. 전교인 모든 세대가 참여하는 새벽집회가 나(이종윤 목사)의 인도로 끝나고, 아침 식사 후 계속 이어지는 찬양과 기도, 특강들은 하루를 알차게 은혜로 채웠다. 오천 명이 먹고도 열 두 광주리 가득 채우신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이 시간마다 내 눈 앞에서 펼쳐졌다. 특히 집회 때마다 이어지는 차영지 장학금 전달식은 차영지를 양육하고 배출하는 생명력이었다. 차고 넘치는 성금이 필요한 이들에게 흘러 가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었다. 차영지를 세우겠다는 후원자들의 치열한 사랑과 절실한 기도가 차영지들의 시선과 가슴을 하나님께 향하도록 만드는 축복의 끈이었다. 성령 하나님의 위로와 보살핌 그 자체였다. 주께서 허락하신 그 격려와 도전은 차영지들의 간증을 통해 그 자리에 함께 한 모두를 위한 큰 감격과 기쁨이었다.
마지막 밤 집회를 통해 차영지 대표 허천회 목사님이 전달하신 메시지는 컨퍼런스 전체를 바꾸고도 대신 할 수 없는 큰 은혜와 도전을 모두에게 남겼다. ‘성령세례’의 진정한 의미로서의 회개와 그 회개의 역사를 통해 일어나는 하나님의 부흥을 너도 나도 보았다. 통성으로 함께 기도하며 우리는 ‘우리가 모두 차영지’라는 하나님의 콜링(Calling)에 반응했다. 10여 명의 헌신자들이 그 부르심 앞에 달려나가 무릎을 꿇었고, 목회자들은 그들에게 축복하며 안수했다. 그 밤에 예수님은 축도하는 입술을 빌어 분명히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18-20).
주일 날(13일), 교회로 돌아와 드려진 주일예배는 토론토 말씀의 교회가 얼마나 아름답게 주님의 몸 된 교회로 자라 가고 있는 지 실감하는 예배였다.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주의 임재와 영광으로 가득한 예배였다. 특별강사(?) 정병기 목사님의 힘차고 재치 있는 말씀을 들으며 온 성도가 에밴에셀의 하나님을 아멘으로 고백했다. 예배 후 애찬을 나누고 다시 모여 진행된 차영지 선교비와 장학금 전달식은 또 다른 은혜와 감동의 시간이었다.
허목사님의 선교비 전달은 참으로 별났다. 그 분의 인품을 송두리째 보게 되는 극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온 성도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선교하는 한 선교사를 가슴에 품고 10년 이상을 중보하며 준비해 둔 선교비(18,000 CAD)를 오직 선교사 개인과 가족을 위한 비용으로만 쓰라는 다짐으로 못박으며 전달하는 허목사님의 모습에서 나는 우리 시대의 선한 목자를 보았다. 예수님의 ‘끝까지 사랑’(요한복음 13:1)이 불현듯 떠 올랐다. 그분들 옆에 있는 내가 왜 이렇게 행복할까?
차영지 장학금은 말 그대로 아무나 주고받는 장학금이 아니다. 차영지의, 차영지에 의한, 차영지를 위한 보배로운 씨앗이다. 차영지를 세우는 후견인들의 삶과 소망이 담긴 봉헌금이다. 차영지로 살겠다는 헌신이 자신의 삶에서 고백 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하늘의 만나’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 16명의 수혜자들에게 일대일로 매치되는 각 후원자의 관계는 서로 주고받음을 넘어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가꾸는 동역자, 한 팀으로 승화된다. 대면으로 혹은 영상으로 만나는 차영지 장학금 수여식은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으로 서로를 중보하고 견인하는 영적 잔치였다. 세대와 국경과 언어를 뛰어 넘는 천국 잔치였다.
지면 관계상, 몇 가지만 간단히 부연하고 싶다.
먼저는 토론토 말씀의 교회가 이민 사회 교회 공동체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차영지 운동이 이민 사회와 교회 공동체의 신선한 대안뿐만 아니라 신실한 목회자들, 특히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하려는 젊은 목회자들의 목회철학으로 잘 정립되었으면 한다. 차영지 컨퍼런스를 참관한 본인도 개척한지 10여년이 되었다. 지교회의 쉽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그 개척의 굴레를 벗어 날 수 있는 강하고 참신한 돌파력을 차영지 목회 현장에서 생생히 보았다. 감히 후배 목사들께 강력히 권한다. 한 번 가보라!
둘째는 온 성도들의 협력과 참여 가운데 자발적인 헌신과 봉사가 돋보이는 공동체를 토론토 말씀의 교회에서 보았다. 서로를 섬기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남달랐다. 각자의 맡은 자리에서 충성하는 성실함이 어찌 그리 돋보이던지… 자연스럽게 담임 목사님의 리더십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 리더십은 영성과 지성이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루는 겸손의 리더십이다. 성경적인 해박한 지식과 하나님 경험을 바탕으로 가르칠 것은 마땅히 가르치고 책망할 것도 상처 나지 않게 보듬는 영적 지도자의 모습은 그 자신이 치영지였다. 차영지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그 분의 삶 자체였다. 내가 지금 아부하고 있나? 이런 아부 밤을 새서라도 하고 싶다.
셋째는 이민 교회의 큰 숙제인 세대와 세대의 단절, 언어와 언어의 장벽, 문화와 문화의 저항을 말씀과 기도와 인내로 뛰어 넘는 영육 간의 열매들을 토론토 말씀의 교회에서 보았다.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어린 아이들이 활기차다. 언어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각자의 체질과 형성된 루틴이 공동체를 풍성케 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여유가 된다. 전혀 서둘지 않는다. 하나님의 카이로스를 기다린다.
넷째는 예배의 일상화와 선교의 집중력을 보았다. 영적 예배의 핵심인 예배자의 헌신이 차영지 운동을 통해 확인된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로마서 12:1)는 사도 바울의 권면이 차영지 운동을 통해 실현된다. 토론토 말씀의 교회는 이미 토론토에서 30여 시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원주민 오지 마을에 교회를 세웠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건물도 구입했다. 원주민을 차영지로 세우는 차영지 목회자(Rev. Nathaniel Chae)를 그곳에 파송했다. 컨퍼런스 중에도 영어권 회중을 위해 동시통역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모든 스피치를 통역하시는 한혜경 목사님의 보이지 않는 기도와 섬김은 경이롭다. 자막 또한 한글과 영어가 동시에 뜬다. EM 목회자의 영성과 목회적 협력은 환상적이다. EM담당 Joshua Heo목사가 담임목사의 아들이라 그런가? 천만에… 하나님의 축복이다!
마지막으로, 자랑스럽다. 당장에 내가 살맛이 난다. 허천회 박사님, 비록 늦은 나이에 만났지만 서로 잊지 말고 삽시다. 캐나다 동서가 좀 멀기는 하지만 카톡으로 자주 소통하십시다. 부디 아프지 말고 한 박사님 잘 모시고 오래 오래 사셔서 우리의 원로역할 좀 제대로 해 주세요. 난 평생 그대에게 배우렵니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