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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기념일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_이진종 (시인, 목사)

종교개혁기념일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

필자는 오래전 루터 종교개혁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독일의 비텐베르크 성당과 기념관, 장 칼뱅의 제네바 기념교회, 츠빙글리가 활동하였던 취리히, 체코의 얀 후스 광장 등을 돌아보고 온 적이 있다. 그들의 신앙과 믿음을 본받아 이번 종교개혁 기념일에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이번 주 10월 31일은 현대의 할로윈 데이기도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마르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 성직 매매, 부정 축재 등 로마 가톨릭교회의 영적 부패에 맞서 95개 조 반박문을 붙인 ‘종교개혁 기념일’이다. 루터는 고행이나 선행이 아니라 ‘오직 믿음(롬 1:17)’으로만 구원을 얻는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영국의 종교 개혁가 위클리프나 체코의 얀 후스는 이단 취급을 받고 화형을 당했지만, 루터는 목숨을 잃을 위기 속에서도 선제후의 보호와 구텐베르크 인쇄술 발명에 따른 독일어 성경 보급에 힘입어 종교개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영국 성공회의 핍박을 피해 북아메리카(미국, 캐나다)로 이주한 청교도들의 순수하고 철저한 신앙과 믿음의 유산은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이다. 과거 정복 전쟁과 함께 복음이 전파되었으나,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학대, 실종, 사망 사건 등은 교회에 깊은 상처와 책임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원주민 교회의 출석률은 낮고 서양인 목사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필자도 스토니 나코다 부족(카나나스키스 근방)이 거주하는 원주민 마을(리저브)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교회 참석률도 미미하고, 토착 종교와 혼합된 원시종교를 믿는 그들의 믿음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마약과 알코올, 도박으로 중독에 빠진 그들에게도 구원이 필요하지만 정작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더 안타깝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지적처럼, 오늘날 교회는 세상에 소망과 도움을 주지 못하는 종교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3S(스포츠, 스크린, 섹스)’ 문화는 성도들을 유혹하며, 개신교 목회자들의 타락과 위선으로 교회는 텅텅 비워져 가고 있는 현실이 중세 교회 못지않은 참담한 실상이다. 다가오는 할로윈 데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할로윈데이 앞에서 무조건 성도들을 바리새인처럼 정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몇몇 교회의 ‘홀리윈 데이’, ‘할렐루야 데이’처럼 자녀들을 품을 수 있는 대안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고, 문화 속에서도 믿음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문화적 분별력’을 가르치는 것이 시급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대로 따라야 할까. 선교지에 가면 선교지의 문화와 풍습을 무조건 배격하고 사단의 것이라고 하는 것보다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스도인의 핵심은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대로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며” 마음에 할례를 행하는 것이다. 세상과 타협하여 영적 능력을 잃어버린 ‘삼손’의 길을 걷지 않아야 한다. 바벨론과 애굽이라는 거대한 세속 문화 속에서도 동화되지 않고 믿음을 지켜낸 ‘다니엘’과 ‘요셉’처럼 살아가야 할 것이다. 철저한 기독교 세계관과 바른 시각으로 무장하여, 다가오는 영적 전투에서 매일 승리하는 온전한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레인메이커, 피스메이커가 되어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길 바란다.

이진종 <시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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