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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년 이야기] 희년 교회와 코이노니아(3)

human standing beside crucifix statue o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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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이야기] 희년 교회와 코이노니아(3)

행 4:32-35, “32.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33.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34.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35.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

34절에서 “밭과 집 있는 자”로 번역된 헬라어는 모두 복수형이 사용되었으므로, 정확히 번역하면 “밭들과 집들이 있는 자들”(크테토레스 코리오온 헤 오이키온 휘페르콘)이다. 곧 밭들과 집들이 있는 자들이 그것들을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고, 사도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다. 여기서 밭들과 집들이 있는 자들이 자기가 가진 땅들과 집들을 예외 없이 모두 판 것이 아니라 자기 가족 몫의 땅 한 뙈기와 집 한 채는 예외로 하고 나머지 초과분을 판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초대교회가 코이노니아를 실천하는 전후 문맥에서 성도들이 여전히 자기 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행 2:46,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행 5:42, “그들이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아니하니라.”

행 8:3, “사울이 교회를 잔멸할새 각 집에 들어가 남녀를 끌어다가 옥에 넘기니라.”

행 12:12, “(베드로가 천사의 도움으로 감옥을 나온 후: 인용자) 깨닫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

만약 자기 가족 몫의 땅 한 뙈기와 집 한 채까지 모두 팔았다면 초대교회 성도들은 자기 집이 없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여전히 자기 집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가족 몫의 땅 한 뙈기와 집 한 채는 예외로 하고 나머지 초과분을 판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한편 여기서 ‘밭들’로 번역되는 ‘코리오온’은 ‘큰 밭들’이 아니라 ‘작은 밭들’을 가리킨다. 그 단수형인 ‘코리온’은 ‘코라’의 ‘지소형’(指小形: 작은 조각을 가리키는 형태, diminutive)이다. 곧 ‘코라’가 지역이나 지경과 같은 ‘큰 땅’을 가리키는 데 비해, ‘코리온’은 그 ‘코라’의 작은 조각으로서, ‘작은 땅’을 가리킨다. 

따라서 행 4:34에 나오는 ‘밭들이 있는 자들’은, ‘큰 땅’을 가지고 있는 대지주들이 아니라, ‘작은 땅들’을 가지고 있는 중소지주들이다. 곧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지주들은 대지주들이 아니라 중소지주들이었다. 그 당시에 예루살렘의 산헤드린 공회는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로 구성되었는데, 그 가운데 종교 귀족인 대제사장들과 세속 귀족인 장로들이 바로 대지주들이었다. 이 대지주들 중에서 대제사장들은 초대 교회에 전혀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행 6:7,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에서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는 대제사장들이 아니라 일반 제사장들을 가리키는데, 이 일반 제사장들은 십일조 가운데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대제사장들에게 빼앗기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가난했다. 그리고 대지주들 중에서 장로들도 아리마대 사람 요셉을 제외하고는 초대 교회에 거의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행 4:34-35에서, 작은 밭들과 집들을 팔아 가난한 성도들에게 나누어준 사람들은 대지주들이 아니라 중소지주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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