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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년 이야기] 느헤미야의 희년 개혁(1)

human standing beside crucifix statue on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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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이야기] 느헤미야의 희년 개혁(1)

기도의 사람이자 말씀의 사람이었던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의 재건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걸고 헌신했다. 하나님의 선한 손이 그를 도와주셔서 왕이 허락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낙망해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격려하고 대적들의 위협과 방해를 극복하면서 예루살렘 성을 재건해 나갔다. 그런데 아직 성벽 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느헤미야 5장의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느 5:1-5, “1.그 때에 백성들이 그들의 아내와 함께 크게 부르짖어 그들의 형제인 유다 사람들을 원망하는데 2.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와 우리 자녀가 많으니 양식을 얻어 먹고 살아야 하겠다 하고 3.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가 밭과 포도원과 집이라도 저당 잡히고 이 흉년에 곡식을 얻자 하고 4.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는 밭과 포도원으로 돈을 빚내서 왕에게 세금을 바쳤도다 5.우리 육체도 우리 형제의 육체와 같고 우리 자녀도 그들의 자녀와 같거늘 이제 우리 자녀를 종으로 파는도다 우리 딸 중에 벌써 종 된 자가 있고(있으나)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으나(되었으니) 우리에게는 아무런 (속량할) 힘이 없도다 하더라.”

대적들을 방어하며 여념이 없이 성벽 재건에 집중하고 있던 느헤미야는 가난한 유다 백성들이 그 부유한 동족을 원망하며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다. 흉년이 들었는데, 귀족들과 민장들은 율법을 어긴 채 가난한 백성에게 이자를 받고 먹을 양식을 꾸어 주었으며, 왕에게 바칠 세금 때문에 돈을 꾸러 온 가난한 사람들의 땅과 집을 저당 잡아 빼앗았고, 빚을 갚지 못한 가난한 백성의 자녀들을 종으로 팔아넘겼다. 그래서 빚진 사람들의 자녀를 부자들이 종으로 팔아넘기는데도, 이미 땅이 남에게 넘어갔기 때문에, 종으로 팔려간 자녀를 속량할 힘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부르짖는 소리였다. 

5절하, “우리 딸 중에 벌써 종 된 자가 있고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으나 우리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도다”라는 개역개정 성경의 번역은 예전의 개역 성경처럼 “우리 딸 중에 벌써 종된 자가 있으나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으니 속량할 힘이 없도다.”로 번역하는 것이 더 좋다. 왜냐하면 이 구절을 직역하면 “우리 딸 중에 벌써 종 된 자가 있으나 우리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으니 곧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남의 것이 되었도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종으로 팔려간 자녀들을 속량할) 아무런 힘이 없도다’라는 백성의 부르짖음은, 요컨대 ‘토지가 없으니 자유를 되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것은 레위기 25장에서 희년에 만약 머슴살이하던 가난한 사람들이 자유를 되찾는 것으로 그쳐버리고 토지를 되찾지 못하면, 생계를 위해 다시 다른 사람의 머슴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되찾은 자유마저 다시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반드시 토지를 되찾아야 한다는 사회사상 곧 “토지가 없으면, 자유도 없다(No Land, No Liberty)!”는 사회사상이 비극적으로 현실화된 것을 보여 준다. 

땅이 있으면 그 땅에서 열심히 일하여 마련한 돈으로 이방인에게 종으로 팔려간 자녀들을 속량할 수 있을 텐데, 땅이 없으니 속량할 힘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느헤미야의 개혁 조치 중 땅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조치는,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이 땅을 되찾는 것을 넘어서, 가난한 사람들의 자녀들이 앞으로 더 이상 종으로 팔려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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