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어거스틴 이야기
오전부터 태양이 빛을 발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아침이다. 오늘은 기독교 역사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던 성 어거스틴의 생애와 그의 저서인 ‘고백록’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단연코 그는 교회사 속에서 사도 바울 다음으로 교회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다. 그의 영향력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약해진 적이 없었는데, 토마스 아퀴나스와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가톨릭에서만 존중될 뿐 개신교에서는 무시되는 데에 비하여 어거스틴은 양 진영 모두에게 존중을 받고 있다.
종교개혁자인 칼빈의 그 유명한 “기독교 강요”에서도 어거스틴의 글들이 도배가 되다시피 인용이 되는 것을 보면 그가 후세에 끼친 영성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그런 그는 참으로 많은 문서들을 남겼는데, 1529년에 에라스무스가 바젤에서 간행한 11권짜리 전집에 보면 그의 저서는 자그마치 500권 이었고, 설교문 1200편, 편지 270통과 기타 문서들이 수록되었다고 하니, 어거스틴의 엄청난 저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기독교 역사 속에 새겨진 어거스틴(Augustine of Hippo)의 교회사적 공헌과 신학적 영향은 전무후무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는 서양 철학사와 세계사 속에 어느 누구도 되풀이할 수 없을 만한 종적을 남겼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타고난 천재도 아니었고, 천부적으로 위인의 기질을 부여받지도 않았다. 그는 당시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인 타가스테(Thagaste)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아버지(파트리키우스, Patricius)는 이교도였으며, 어머니(모니카, Monica)는 그리스도인이었다.
어린 시절 어거스틴은 어머니인 모니카의 기도의 눈물로 성장했지만 그는 사고뭉치였고 열 일곱 살 때 고향을 떠나 큰 도시인 카르타고(Carthage)에서 십 여년 동안 불신자 여자와 동거하며 죄악으로 가득한 생활을 하였고 또한 마니교라는 이교 신앙에 빠져 기독교 신앙을 저버리기도 하였다.
어거스틴의 회심은 그가 서른한 살이 되던 해 밀란(Milan)의 감독 암브로시우스를 만나서 세례를 받고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면서부터 였다. 그는 회심을 통해 신앙으로 오기까지 누구보다도 더 깊은 윤리적, 지적 방황을 하였으며, “오, 하나님 내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얻을 때까지 나의 인생에는 진정한 휴식이 없었습니다” 라고 고백했다.
이후 북아프리카로 돌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살기 시작했다. 그는 ‘하나님의 종’으로 무지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하나님께 인도하며 살았으며, 히포(Hippo)의 감독으로 76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하나님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자 진리를 탐구하는 일에 정진했다. 그가 이룩한 포괄적인 기독교 신학의 체계는 그의 삶만큼이나 방대한 것이었다.
어거스틴은 무엇이 자신의 인생 여정을 이끌어 결국에는 기독교 신앙과 믿음으로 돌아오게 하였는지를 분명히 알았다. 그로 인하여 그는 “그것은 어머니의 기도 때문입니다. 나는 이 사실을 주저 없이 인정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진리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마음, 그밖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밖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밖에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을 주신 것은 어머니의 기도 덕분입니다. 그렇게 큰 유익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어머니의 기도였음을 나는 의심치 않습니다” 라고 고백하였다.
그는 타락과 방황과 불신앙적인 삶을 살다가 인류사에서 위대한 성인(聖人)이 되었다. 그는 그의 어머니 모니카가 세상을 떠난 지 13년이 지난 뒤 그가 인기와 존경심이 최고에 달했을 때 ‘고백록’을 내면서 자신이 하나님 앞에 큰 죄인임을 고백하였다.
그의 저서 ‘고백록’은 신학적 지식에 의한 책이 아닌 그의 인생 전반을 살피는 고백 형식의 글이다. ‘고백록’에는 그의 고뇌, 그의 행적, 그의 참회 등, 그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고, 또한 한 인간이 어떤 경로와 경험과 역경으로 하나님을 찾아가게 되는지를 볼 수 있다.
그 고백록은 그의 죄성과 학문과 회개라는 관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의 음란한 죄성은 우리의 학문인 지식을 통하여 자각할 수가 있고, 하나님의 손길에 의한 용서만이 회개로 이끈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하게 죄만 고백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죄인을 구원하여 주신 은혜를 찬양하고 신앙을 고백하였다.
즉, 어거스틴은 그의 고백을 단순히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회개만으로 채우고자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고백의 본질을 두 가지 측면에서 하고 있는데 하나는 우리들의 죄들에 관한 것들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었다. 그는 죄만 고백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죄인을 구원하여 주신 은혜를 찬양하고 신앙을 고백하였다.
이처럼 어거스틴의 고백록의 일차적인 목적은 하나님 찬양에 있는 것이며 죄의 폭로는 보다 부차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회개와 깨달음, 죄의 고백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분위기는 찬양과 감사, 그리고 용서받음에 대한 기쁨과 진리 탐구의 열정임을 확인하게 된다.
사실,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그의 수많은 저서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많이 읽히는 기독교의 중요 고전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쓰여진 자서전 중에서도 가장 특출한 자기 고백으로 쓰여졌고 매우 인간적인 측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여러분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한다. 당신은 어거스틴의 삶과 그의 저서 고백을 통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아마도 우리들의 삶을 다시 통찰하고 더 나은 곳으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또한 아직까지 우리들 자신에게 얽혀져 있는 어떤 죄의 사슬이 있다면 어떻게든 끊어버리는 새로운 시절이 언제 시작되기를 원하는가? 혹시 매일 매일의 삶이 하나님 앞에 엎드려져 고백되어지는 신앙의 삶, 혹시 그 삶을 구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정신없이 바쁘게 살기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 어떠한 죄가 스며들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이런 이들이 ‘고백록’을 통해 바쁜 걸음을 잠시 쉬고 자신을 찬찬히 살펴보고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벗은 채 바로 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아직도 하나님 앞에 죄를 숨기고 있다면, 아직도 진정한 참회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다시금 죄를 드러내고 하나님 앞에 눈물로서 참회를 하는 것은 이 시대를 향한 아름다운 삶의 자세가 될 것이다.
라이프코치 줄리아 김(GCLA 글로벌 코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