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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패밀리 얼라이브] <분노 이야기 15> 분노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들 1

<분노 이야기 15>         분노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들 1

분노는 우리 삶의 여러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자신의 분노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분노라 하더라도 분노를 품고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해를 가져오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생긴 분노를 바람직하게 다룸으로써 분노감정을 털어버리는 길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일입니다.

분노 감정이 있는 채로 어떤 사람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그 대상이 배우자나 자녀와 같이 늘 함께 생활해야 하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면 분노 감정을 제거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함께 생활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취하거나 공격적인 말을 하면서 서로 상처주기를 반복하게 될 것이고 그러게 되면 결국 둘 사이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결국에는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분노를 충동적으로 폭발시키거나 속으로 억눌러 쌓아두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런 방법들은 분노하고 있는 당사자의 삶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파괴적으로 몰고 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파괴적이지 않으면서 분노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두 번의 글에서 제안한 것처럼 분노가 끓어 오를 때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과 현재 느끼고 있는 분노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해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분노에 대한 숙고와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을 거쳐 우리의 분노 감정 중 많은 부분들은 순화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분노로 인한 고통이 많이 사라졌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서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면 다음 몇 가지 방법들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 상대방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잘못에 집착하지 않고 (굳이 따지지 않고) 상대방을 용서하기로 작정하는 것입니다. 용서는 분노감정을 비롯한 부정적 감정들을 흘려 보내기로 작정하는 소극적 의미의 용서와 부정적 감정들을 흘려 보낼 뿐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상대방을 끌어 안는 적극적인 의미의 용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용서에는 여러 측면들이 있고 처음 용서하기로 작정한 후부터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용서에 대해서는 후에 따로 기술하려고 합니다.

둘째, 가까운 사이라면 상대방에게 화가 났다는 사실을 말이나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실제로 화를 내는 것도 분노를 다루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일 모든 경우에 우리가 분노를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안에서만 해결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짐이 될 수 있습니다. 분노는 억눌러야 하는 나쁜 감정이 아니라 우리에게 생긴 불쾌한 일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이고 때에 따라서는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반응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불합리한 이유로 분노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고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파괴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분노의 독소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도록 방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될 수 있다면 화를 내지 않으면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만 실제로 화를 냈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화가 난 것이 사실이니까요. 다만, 화를 내는 일이 분노를 폭발시키거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화를 내고 난 후에 후회할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화가 났다는 사실을 표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만일 화를 내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거나 상처를 주는 말을 했다면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곧바로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화를 냄으로써 분노 감정을 발산해 버릴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는 가까운 사이에서는 화를 냄으로써 상대방이 나의 감정이 심각한 것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게 되면 서로 더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늘 얼굴을 마주하며 지내는 배우자와의 사이에서는 서로 가끔 화를 내기도 하고 상대방이 화내는 것을 받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화를 내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의 분노가 불합리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고 분노 감정을 내부에 쌓아두지 않고 밖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화를 내는 것이 가져오는 좋은 점들이 있다고 해도 자주 화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화가 날 때는 우선 지난 글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질문들과 함께 자신을 반성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화를 내는 것이 자신과 상대방에게 어떤 일을 불러 올지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직장 상사인 경우처럼 화를 내는 것이 전혀 지혜롭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대안들을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섭섭한 일이 있다고 해서 일일이 따지는 것은 성숙하지 않은 모습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불완전함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그대로 넘어가는 것이 상대방을 위해서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지혜로운 일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셋째, 자신의 분노가 의로운 분노, 즉 사회적인 부정의나 불의에 대한 것이고 그것이 어느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면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구상하고 실천해 보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 일은 자신에게 뿐 아니라 불의나 부정의로 인해 피해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분노에 차서 지내는 대신 희망을 향해 작은 일이라도 기여한다면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도 될 것입니다. 불의나 부정의의 피해자가 아니라 불의와 부정의를 변혁하는 주체가 되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박진경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familyalive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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