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아버지는 다 계획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11) _ 서행함 & 이믿음 선교사
-진정한 목회-
올 3월이면 목사안수를 받고 사명을 감당한 지 25년째입니다. 1992년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전도사로 사역한 것까지 따지자면 30년이 넘는 시간을 한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일하고 연구한 사람을 전문가라고 한다면 목회자로서의 전문가로 살아온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선교사로 또 목사로 최근까지 사역했던 밴쿠버에서의 목회까지, 목양하며 쏟아 부었던 시간과 열정과 노력을 생각할 때 참 열심히 달려왔었습니다.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가고 또 캐나다에서 살다가 중국으로 갔다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서 개척하는 그 모든 과정 가운데 그때 그때마다 기도하며 말씀 보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제 마음에 흡족함을 주지 못했습니다. 과정 과정마다 기쁜 일도 있었지만 마음 아플 때도 있었고 또 보람된 일도 있었지만 속상할 때도 있었습니다. 또 생명까지도 줄 수 있을 만큼 아꼈던 교우들도 있었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갑작스런 외면으로 인해 크게 가슴앓이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모든 일을 생각해 볼 때 캐나다를 떠나오기까지 그동안의 나의 목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진정한 목회였을까 라고 자문해 볼 때 ‘그래! 참되고 진정한 목회였어!’라고 하기에는 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나는 언제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내가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한 곳에 안주하기보다는 주님이 원하시는 곳에 가기를 원했습니다. 내가 사역지를 찾기보다는 하나님이 나를 찾기를 바랐기 때문에 또한 늘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았으나 아내도 병들고 교회도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또 어떻게 보면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처럼 부흥이 되지 않았을 때가 많았지요. 늘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우물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는 참되고 진정한 목회를 하게 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후의 상황도 그다지 좋아지지 않더군요.
2020년 코비드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나서 교우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주님 앞에 모이기에 힘쓰기 보다는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많은 교회가 그랬습니다. 예전과 같이 성령으로 충만한 집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점점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 사명을 감당하려고 목회를 하긴 하나 예전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힘차게 하기에는 여러 가지 걸리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죠.
그런데 우리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듯이, 갑자기 하나님께서 나를 다시 부르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 땅이었죠. 한국 땅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오라고 하시니까 말이죠. 중국에서 돌아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척하고 나서 그래도 우리 사랑하는 교우들과 함께 즐겁게 기쁘게, 감사함으로 목회를 했습니다. 비록 아내는 후낭파열과 교통사고, 파킨슨이라는 병으로 아팠지만 말이죠.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세력이 줄어들며 이제 조금씩 다시 세워져 가고 있을 때 뜻하지 않게 7년이란 세월을 다 채웠다고 하시면서 한국으로 부르셨습니다. 한국은 한 번도 선교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저에게 말이죠.
그리고는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맡길 일이 있다. 너에게 보낼 사람들이 있고 너를 통해 회복될 사람들이 있다.
나는 순종하는 종이 필요하니 너는 이제 내가 보내는 곳으로 가라!”
‘내 말에 순종하는 자가 필요하다’고 하시니 ‘오죽하면 하나님이 나같이 연약한 자를 필요로 하실까.’ 그런 마음이 들면서 저는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헤아려지고 또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해 주시니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이 메신저가 되어서 나에게 와서 메시지를 전했으나, 메신저의 그 메시지 때문이 아니라 내 하나님 아버지가 나에게 해주신 말씀을 분명히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올 때는 아브라함을 기억하게 하시고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길을 떠나는 그 말씀을 내 말씀으로 여기게 하셔서 순종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하시고 결국 자녀와 교회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서 한국에 오게 되었죠.
공항에 발을 내디딜 때 주님께서는 천군 천사로 나를 환영해 주셨고 나의 모든 안고 서고 일어서는 모든 것(시 139:2)을 다 아시는 주님께서 성경 말씀 그대로 다 이루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말씀해 주시고 가르쳐 주시고 보여 주시고 인도해 주셔서 하루하루가 성경 속에서 살고있는 것인지 아니면 천국에서 살고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나에게 은혜를 폭포수같이 부어주셨습니다.
그 은혜는 나에게만 부어주시는 것이 아니요, 먼저 나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교우와 이웃, 그리고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그 은혜의 강물이 흘러가게 하였습니다. 그 모든 것 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는 한 생명, 그 숨어있고 숨겨져 있는 한 생명, 그토록 애타게 주님을 기다리며 사모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던 그 생명에게 기도 응답으로 나를 보내셨으니 그분의 일 하심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라는 사명과 비전을 주시고 그러나 그 비전과 사명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나에게 품게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이루어 가셨습니다. 그 놀라운 섭리를 이루 다 형용할 수 없어서 나머지 이야기들은 제가 책에 한 번 실어보려고 합니다.
진정한 목회란 바로 내가 무엇을 노력하고 내가 무엇을 찾고 내가 무엇을 열심히 하고,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것은 그냥 목회였습니다. 그것은 주님의 뜻을 따라 사명을 감당하는 진정한 목회는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목회란 내가 아니라 나를 빼고 하나님이 하시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이끄시고 성령이 인도하시는 모든 것에 순종하는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가 원하시는 진정한 목회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진정한 목회가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요 내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판단하는 것이요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요 오직 하나님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니 마치 천국의 비밀과 같이 그렇게 주어지는 선물이며 은혜였습니다. 그러니 진정한 목회는 은혜이고 진정한 목회는 선물이며 진정한 목회는 그분의 영광이고 진정한 목회는 그분의 것입니다. 그래서 난 모든 사람이, 목회자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 평신도까지도 진정한 목회를 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진정한 목회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을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세웠으니 우리에게는 모두 돌봐야 할 양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 양들을 우리가 목회해야 되는데 내 노력으로 내 생각으로, 내가 기도한다고 해서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끌어주심을 알고 그가 원하시는 방법대로 그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나 자신을 번제로 내어드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해야 하는 진정한 목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모든 영광은 하나님 아버지, 진정한 목회를 하게 하신 그리고 진정한 목회 그 자체이신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기쁨과 감격을 맛보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맺습니다.
하나님의 종- 서행함 이믿음 선교사
밴쿠버 라이프교회 파송 선교사
오펠리모스 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