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복음자리교회 창립 11주년 감사예배 드려
강사로 장동신 교수(NBS) 초청
밴쿠버복음자리교회(조대호 목사)가 지난 2일(주일) 창립 11주년을 맞이하며 감사 예배를 드렸다. 복음자리교회는 지난 10월부터 코퀴틀람지역에서 써리에 위치한 Pacific Academy 학교로 예배처소를 이전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예배는 경배와 찬양을 시작으로 홍장표 청년, 이린 권사가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간증을 전했다. 특별히 이날 설교에는 장동신 교수(Northwest Baptist Seminary)가 마태복음 1:1-12절 ‘팔복 새롭게 읽기’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조대호 목사는 지난 10주년 장 교수로 모시려고 했지만, 장동신 교수의 안식년으로 일정이 맞지 않아 올해에 다시 모시게 되었다고 전하며 장 교수를 소개했다.
장 교수는 “팔복은 단순한 윤리적 조언이 아니라, 로마 제국 아래 고통받던 유대 백성에게 주신 예수님의 새 언약 선포”라고 정의하며 설교를 시작했다. “이 말씀은 산에 모인 무리, 즉 로마 지배 아래 눈치 보며 살아야 했던 평범한 유대인들의 삶을 위로하는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설교의 핵심은 팔복 각 구절의 깊이 있는 해석이었다. 특히 5절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요”를 두고, 유명 신약학자 윌리엄 바클레이의 주석을 인용하며 “온유(프라우스)”라는 헬라어 단어가 ‘길들여진 동물’이나 ‘명령에 복종하도록 훈련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래 성품이 온화한 사람”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온유해진” 사람들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로마 제국 시대 갈릴리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더해 설명했다. 누가복음 3장 1~2절을 근거로 티베리우스 황제 15년, 본디오 빌라도의 유대 총독 시기, 헤롯 안티파스의 분봉왕 통치 아래 유대인들이 겪은 정치적 혼란과 폭력을 지적했다. “헤롯 대왕은 예수 탄생 소식을 듣고 베들레헴의 두 살 미만 아이들을 모조리 죽였고, 알렉산더 얀네우스 왕은 반대파 800명을 십자가에 매달았다. 이런 시대에 평범한 유대인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비굴하게 눈치 보며 살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장 교수는 팔복의 문학적 구조를 분석하며, 1복과 8복이 “천국이 그들의 것”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 ‘봉투 기법(인클루지오)’을 통해 전체가 하나님 나라(천국)에 관한 말씀임을 강조했다. 또한 4복(“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과 8복(“의를 위하여 박해받는 자”)의 ‘의’ 반복을 지적하며, 1~4복은 수동적 상태(심령 가난, 애통, 온유, 의에 목마름)를, 5~8복은 능동적 행동(긍휼, 청결한 마음, 화평, 박해 견딤)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1~4복은 윤리적 요구가 아니라, 이미 비참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주신 위로”라고 단언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 신학자의 말을 인용해 “산상수훈은 요구 목록이 아니라, 예수님 주변 사람들의 삶 설명”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심령이 가난한 자”는 모든 일이 망해 ‘웅크린 채 구걸하는’ 절망자, “애통하는 자”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깊이 슬퍼하는 이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억울함으로 ‘죽을 지경에 목마른’ 사람들을 가리킨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천국, 위로, 땅의 유업, 만족”을 약속하셨다.
팔복을 넘어, 장 교수는 앤디 라이트 복음주의 학자의 관점을 더해 “이 말씀은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는 가르침이 아니라, 예수님 오심으로 뒤집힌 세상, 즉 하나님 나라의 시작을 선포하는 복음”이라고 강조했다. “애통하는 자가 위로받지 못하고, 온유한 자가 땅을 잃는 악한 세상이 예수님으로 인해 바로 서기 시작했다. 예수님도 우리 삶에 끼어드셔, 한 번의 위로가 아닌 새 언약으로 함께하신다”고 장 교수는 전하며 설교를 마쳤다.
조대호 목사는 “지난 11년 동안 모든 것이 은혜였고 기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목회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신 은혜의 여정이었습니다. 함께 달려와 주신 우리 성도님들과 복음자리에서 만난 모든 만남들이 소중합니다. 새 예배 처소(PA)에서 더 깊고 넓은 선교적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해 가는 복음자리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