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독교 지도자들 “증오 발언법이 종교적 발언을 범죄화할 것”
현재 캐나다 하원을 통과 중인 한 법안이 기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성경의 일부 구절을 사실상 금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증오 퇴치법(Combating Hate Act)’으로 불리는 법안 C-9은 최근 반유대주의적 폭력 증가에 따라 검토되고 있다.
더 리빙 처치(The Living Church)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캐나다 전역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증했으며, 유대인 학교와 회당이 총격을 당하거나 화염병 공격을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경찰 신고 혐오 범죄가 최소 920건에 달했으며, 이는 캐나다 내 다른 집단에 비해 유대인들이 혐오 범죄를 당할 가능성이 25배나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안 C-9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증오를 조장하거나 유대인·무슬림 또는 기타 식별 가능한 집단이 모이는 예배당, 학교, 커뮤니티 센터 등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더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제안된 법안에 따르면, 증오 조장은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형사 범죄가 된다.
현재 캐나다에는 이미 집단학살 선동, 공개적인 증오 선동, 특정 집단에 대한 고의적 증오 조장을 금지하는 법률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행 형법에는 종교 경전에 대한 선의의 해석에 근거한 발언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제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블록 퀘벡당(Bloc Québécois)은 이러한 종교적 면책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법안 지지를 약속했다. 더 리빙 처치는 블록 퀘벡당이 공공 기도를 금지하는 법을 지지해 온 세속주의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이 정당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법안이 수정되면서, 보수당뿐 아니라 일부 기독교 및 무슬림 단체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대인 출신 보수당 하원의원 로만 베이버(Roman Baber)는 위원회 청문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점점 더 많은 발언을 범죄화하는 길로 들어서기 시작하면, 표현의 자유는 죽게 됩니다.”
그는 종교적 방어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증오를 막기보다는 오히려 신앙 자체를 범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며, 평범한 캐나다 시민들이 성경 말씀을 인용하는 것조차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이곳에는 너무도 미묘한 균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합니다. 혐오를 선동하거나 폭력을 부추긴 뒤에 종교적 면책을 들어 자신을 방어할 수는 없습니다.”
하원 사법위원회는 해당 법안에 대한 검토를 계속할 예정이며, 본회의 표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