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침체] 어둠 속에서도 노를 저어야 하는 이유 @시편13
한자어로 침체란 ‘진전되지 못하고 한자리에 머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침체가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현상을 우리는 영적침체라고 부릅니다. 탁월한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조엘 비키는 영적침체에 빠져드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개인 기도가 먼저 식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예배, 말씀, 기도를 형식적으로만 행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영혼은 점점 식어지고 세상이 점점 더 매혹적으로 다가옵니다. 성도의 교제에서 멀어지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 영적침체에 빠집니다.”
한편, 제랄드 메이는 영혼의 어두운 밤의 특징을 ‘모호함’이라고 합니다. 이때의 모호함은 신자로 하여금 가장 괴로운 의문을 품게 합니다. “도대체 하나님이 계시기는 한 걸까?” “하나님이 날 사랑하시긴 사랑하시는가?” … 이러한 모호함에 휩싸인 채 어두운 밤을 통과하는 이들은 마치 자신의 영혼이 사막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차츰 모든 사람이 자신의 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시편 13편의 시인은 고통 속에서 4번이나 “어느 때까지이니까?” 탄식하며 부르짖습니다. 그는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는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는 그의 억울한 고통의 문제에는 관심도 두지 않으시는 듯 느낍니다(시 13:1-2). ‘하나님의 부재 경험’이야말로 시인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그런 모호함에 휩싸인 상황 속에서도 시인은 하나님 앞에 나아와 “어느 때까지니까?” 탄식하며 부르짖습니다.
사람들은 ‘탄식’을 불신앙이라 쉽게 말하곤 합니다. 왜 감사하지 못하느냐 비난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끈질기게 하나님 앞에 나아와 한탄하는 것을 적극적인 믿음이요, 솔직한 기도로 받아주십니다.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은 듯 한 낭패감에 휩싸였지만, 시인은 여전히 탄식이란 기도의 노를 젓고 있는 중입니다. 그때 갑자기 그의 영혼에 기대조차 못했던 소망의 빛이 어디선가 비추입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찬란하게 다가오는 법입니다. 인생의 깊은 어둠 속에서 탄식하던 시인은 마침내 주의 사랑을 아니 주의 사랑만을 의지하게 됩니다. 그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게 됩니다(시13:6). 얼핏보면, 시인의 심경변화는 마치 조울증(manic depression)을 앓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도 노를 저었던 시인에게 주시는 놀라운 역전의 은혜입니다.
팀 켈러는 그의 책 기도에서 신자가 영적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 밖에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그것은 바로 ‘어둠 속에서도 노를 젓는 것’입니다. 결국 어둠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와 말씀 묵상과 같은 평범한 것 같지만 그러나 본질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노젓기를 계속해나가다보면 성령께서 일으키시는 순풍을 만날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도 탄식이란 기도의 노를 젓기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어둠이 짙을수록 더욱 성실히 노를 저어야 합니다. 그러면 여전히 역전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는 마음이 솟아날 것입니다. 주의 구원에 대한 확신이 일어날 것입니다.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였사오니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시13:5)
지구별이 탄생한 이후 어둠이 물러가지 않은 날은 단 한 날도 없습니다. 짙은 밤의 모호함은 아침이 올 땐 반드시 걷힐 것입니다. 제랄드 메이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과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격려합니다. “영혼의 모호한 단계를 거치고 나면 하나님 사랑에 대한 명료함의 단계가 이르를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믿음이 요청됩니다. 어두운 밤을 지날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그 사랑에 대한 믿음입니다. 어두운 밤도 하나님의 주권과 허용 안에서 우리를 찾아온 시간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든 것이 명료해질 때까지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믿음을 잃지 말고 노를 저어야 합니다.
“어두운 밤을 경험할 때마다 우리는 선물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전보다 더 자유롭고, 좀 더 쓸모 있고, 좀 더 동정적이며, 좀 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모른다는 것, 통제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유와 감사 역시 어두운 밤의 변함없는 특징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두움이 지나간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에게 도착합니다. 새벽과 함께 다가오는 것입니다.” (제랄드 메이, 영혼의 어두운 밤 중)
Fullerton 나들목비전교회 권도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