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교회와 코이노니아(6)
초대교회가 사도들의 가르침을 따라 계속해서 힘쓴 사귐(코이노니아)의 핵심은 바로 ‘한 마음으로’였는데, 이런 ‘한 마음의 코이노니아’는 ‘물질의 코이노니아’로 이어져서, 넉넉한 성도들이 희년법이 보장하는 가족 몫을 초과하여 갖고 있던 땅들과 집들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을 통해 가난한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게 되었는데, 이는 구약의 희년 공동체가 신약의 초대교회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넓은 의미의 희년에 포함되는 안식년의 부채 탕감 본문에 의하면, 그 순종의 결과로 이스라엘 가운데 가난한 자가 없게 될 것이라는 복된 약속이 선포되었는데, 그것이 초대교회에서 성취된 것이다.
신 15:4-5,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만 듣고 내가 오늘 네게 내리는 그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반드시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
다시 말해서 코이노니아를 통해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게 된 초대교회는 신명기에 예언된 대로 하나님의 복을 받아 가난한 자가 없게 된 (안식년과 희년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에서) 희년 공동체인 것이다. 그런데 사도행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나라”를 강조한다(행 1:3,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8:12; 14:22; 19:8; 20:25; 28:23; 28:31,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요컨대 초대교회는 희년 공동체를 이루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한 것이다. 따라서 사도행전 역시 누가복음처럼 희년의 하나님 나라가 그 대주제인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예수님의 오병이어 기적(눅 9:12-17)과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 사이에 있는 깊은 연관성이다. 그것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예수님이 오병이어 기적을 베푸신 남자들의 수가 오천 명인데, 사도행전 4장에서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에 동참한 남자들의 수 역시 오천 명이다. 행 4:1-4, “1.사도들이 백성에게 말할 때에 제사장들과 성전 맡은 자와 사두개인들이 이르러 2.예수 안에 죽은 자의 부활이 있다고 백성을 가르치고 전함을 싫어하여 3.그들을 잡으매 날이 이미 저물었으므로 이튿날까지 가두었으나 4.말씀을 들은 사람 중에 믿는 자가 많으니 남자의 수가 약 오천이나 되었더라.” 여기서 사도들은 “예수 안에 죽은 자의 부활이 있다”고 가르쳤고, 그 부활의 증언을 들은 사람 중에 믿는 남자의 수가 약 오천 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어지는 행 4:32-35의 코이노니아에 동참했던 것이다.
둘째, 예수님이 오병이어 기적을 통해 무리들의 굶주림을 해결해 주신 것처럼, 성령님은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를 통해 믿는 무리의 궁핍함을 해결해 주셨다. 오병이어 기적에서 무리들이 단 한 사람도 배고픈 사람이 없이 모두 배불리 먹게 된 것처럼,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에서도 믿는 무리는 단 한 사람도 가난한 사람이 없게 되었다.
셋째, 오병이어 기적에서 사도들이 예수님께로부터 받아서 무리들에게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준 것처럼,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에서도 사도들이 넉넉한 성도들로부터 받아서 가난한 성도들에게 그 필요를 따라 나누어주었다. 오병이어 기적에 앞서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눅 9:13)고 말씀하셨는데, 사도들은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에서 이 말씀대로 순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