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년 이야기] 모세의 희년 정신(2)

모세의 희년 정신(2)

출 2장 본문에 나오는 세 가지 사건을 통해 모세의 성품을 알 수 있다. 그는 애굽인이 히브리인을 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것을 못 본 척 넘어가지 않고 그 애굽인을 죽이고(출 2:11-12) 그 히브리인을 보호했다(행 7:24). 또 두 히브리 사람이 서로 싸울 때 그것을 못 본 척 지나치지 않고 그 가운데 잘못한 자인 치는 사람을 책망하고 맞는 사람을 보호했다(출 2:13). 그리고 미디안 땅으로 도망한 나그네 신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양 떼에게 물을 먹이려 하는 미디안 제사장의 딸들을 목자들이 쫓아낼 때 그것을 못 본 척 하지 않고 일어나 그 목자들을 막고 그 여인들을 도와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였다(출 2:16-17). 

여기서 우리는 모세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든지 불의한 일을 보았을 때 그것을 참지 않고 불의한 강자에 맞서 약자를 보호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이런 성품을 지닌 모세를 40년 동안 광야에서 그 거친 면을 다듬으셔서 장차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해방하게 하신 것이다. 우리 시대에도 불의를 보았을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불의한 강자에 맞서 약자를 보호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을 하나님은 다듬으셔서 출애굽과 같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해 사용하실 것이다.

한편 출애굽기 32장에 의하면, 하나님께 율법을 받기 위해 산에 올라간 모세가 내려오지 않자, 이스라엘 백성은 아론에게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이 요구에 굴복하여 아론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자, 이스라엘 백성은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라고 말하고, 그 금송아지 앞에 “번제를 드리며 화목제를 드리고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놀”았다.

이에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 사실을 알려 주시며, 이스라엘 백성을 진멸하고 모세를 큰 나라가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이 진멸당하여 역사에서 그 이름이 아예 사라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역사상 최대의 민족 위기였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네 백성’(your people)이라고 말씀하셨는데(출 32:7), 그 의미는 그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파기했으므로 더 이상 ‘내 백성’(my people), 곧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두라”(출 32:10)는 하나님의 말씀은, 그 말씀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이 말씀에는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이스라엘이 진멸을 당하게 내버려두지 말고 누가 나의 심판을 막아다오”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정말 이스라엘을 진멸하려 하셨다면 모세에게 이런 말씀도 하실 필요 없이 바로 진멸하셨을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다. 죄를 지은 백성에게 공의로운 심판을 내리려 하시면서도 누가 하나님의 심판을 막아 주기를 바라시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인 것이다. 

출 32:11-14, “11.모세가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구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어찌하여 그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 12.어찌하여 애굽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가 자기의 백성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진멸하려는 악한 의도로 인도해 내었다고 말하게 하시려 하나이까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 13.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그들을 위하여 주를 가리켜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의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내가 허락한 이 온 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14.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사 말씀하신 화를 그 백성에게 내리지 아니하시니라.”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진멸하고 모세 자신을 큰 나라가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시자, 12절하반절처럼 하나님께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라고 간구한다. 그리고 그 이유로 모세가 하나님께 말씀드린 것이 바로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야곱)에 주신 언약이다. 13절,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그들을 위하여 주를 가리켜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의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내가 허락한 이 온 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그런 점에서 출애굽 신학은 언약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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