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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년 이야기] 희년의 예언자, 예레미야(5)

[희년 이야기] 희년의 예언자, 예레미야(5)

예루살렘을 비롯한 유다의 성들이 바빌로니아 군대의 공격을 당하고 있을 때,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왕 시드기야는 바빌로니아로 사로잡혀 가지만 그 곳에서 평안히 죽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예레미야를 통해 왕 시드기야에게 대언된다. 

렘 34:8-11, “8.시드기야 왕이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백성과 한 가지로 하나님 앞에서 계약을 맺고 자유를 선포한 후에 여호와께로부터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니라 9.그 계약은 사람마다 각기 히브리 남녀 노비를 놓아 자유롭게 하고 그의 동족 유다인을 종으로 삼지 못하게 한 것이라 10.이 계약에 가담한 고관들과 모든 백성이 각기 노비를 자유롭게 하고 다시는 종을 삼지 말라 함을 듣고 순복하여 놓았더니 11.후에 그들의 뜻이 변하여 자유를 주었던 노비를 끌어다가 복종시켜 다시 노비로 삼았더라.”

시드기야와 유다의 권력자들은 히브리 노비들을 해방하고 다시는 동족을 노비로 삼지 않기로 하나님 앞에서 계약을 맺고 실제로 히브리 노비들을 해방하지만, 이집트 군대가 출병했다는 정보를 듣고 바빌로니아 군대가 포위를 풀고 떠나가자, 그들은 해방된 히브리 노비들을 끌어다가 다시 노비로 삼는다.

8절과 10절에 나오는 “모든 백성”은, 가난한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하는 말 그대로의 모든 백성이 아니라, 노비를 소유하고 있는 상류 계층의 모든 백성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계약을 맺고 히브리 노비를 놓아 자유롭게 한 후에 뜻이 변하여 자유를 주었던 노비를 끌어다가 복종시켜 다시 노비로 삼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19절, “이 땅 모든 백성”을 직역하면 “모든 땅의 백성”(콜 암 하아레츠)인데, 여기서 ‘땅의 백성’(암 하아레츠)은 일반 백성이 아니라 지방에서 땅을 소유하고 있는 유지들, 곧 ‘지방 지주’를 가리킨다. ‘땅의 백성’(암 하아레츠)는 과거에 한국의 진보적 그리스도교계의 ‘민중 신학’에서 구약 성경의 ‘민중’으로 잘못 이해했던 숙어이기도 하다. ‘땅의 백성’(암 하아레츠)은 민중이 아니라, 땅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정반대로 지방 지주로서 땅을 가진 부유한 사람들인 것이다. 

‘땅의 백성’(암 하아레츠)은 ‘땅을 가진 백성’으로서, 땅뿐만 아니라 노비도 가진 자들이었다. 이들은 자기들이 가진 지방의 넓은 땅을 경작하는 일을 시키고 또 자기들의 집안일을 시키기 위해 히브리 노비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19절에 나오는 “이 땅 모든 백성”, 정확하게는 모든 ‘땅의 백성’이 바로 8절과 10절에 나오는 “모든 백성”인 것이다. 곧 노비를 해방시켰다가 후에 뜻이 변하여 해방 노비들을 다시 끌고 와서 노비로 삼는 악을 자행한 자들 중에는 이 지방 지주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전란을 피해 예루살렘 성으로 도피해 오면서 자기 집안의 히브리 노비들도 데리고 왔다가, 그들을 해방한 후에 다시 끌어와 노비로 삼은 것이다. 

6년 동안 섬긴 히브리 노비를 제7년에 자유롭게 하라는 율법은 신명기 15장에 나온다. 신 15:12, “네 동족 히브리 남자나 히브리 여자가 네게 팔렸다 하자 만일 여섯 해 동안 너를 섬겼거든 일곱째 해에 너는 그를 놓아 자유롭게 할 것이요.” 그런데 이 율법에 의하면, 히브리 노비들이 해방되는 시기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곧 노비가 된 시점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그로부터 제7년이 되는 시점 역시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예레미야 34장 본문에 의하면, 히브리 노비들이 해방되는 시기는 레위기 25장의 희년해방법과 마찬가지로 모든 히브리 노비에게 똑같다. 

그리고 예레미야 34:8, 15, 17에서 모두 (히브리 노비에게) ‘자유를 선포하다’에 사용된 히브리어는 ‘선포하다’는 뜻을 가진 ‘카라’와 ‘자유’라는 뜻을 가진 ‘데로르’인데, 이와 똑같은 히브리어들이 희년 해방법인 레위기 25:10의 ‘자유를 선포하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자유’라는 단어에 대해, 예레미야 34장이 신명기 15장의 제7년해방법에서 사용된 단어인 ‘호프쉬’를 사용하지 않고, 레위기 25장의 희년해방법에서 사용된 단어인 ‘데로르’를 사용했다는 것은, 예레미야 34장의 이 자유 선포가 레위기 25장의 희년해방법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요컨대 예레미야 34장에서 히브리 노비에게 자유를 선포한 것은, 한마디로 희년을 선포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것을 다시 뒤집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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