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김치남 목사의 하나님의 교육명령 한국교회 회복 시리즈(제4화)_아날로그 영성 – 스크린을 끄고, 얼굴을 켜다

[칼럼: 하나님의 교육명령] 한국교회 회복 시리즈(제4화)_아날로그 영성 – 스크린을 끄고, 얼굴을 켜다

한국교회 회복 시리즈 | 제4화

아날로그 영성 – 스크린을 끄고, 얼굴을 켜다

여름의 은혜, 가을의 공허

  한국교회 여름 사역의 하이라이트는 청소년 캠프다. 수천 명이 모여 찬양하고, 눈물 흘리며 결단한다. 그러나 가을이 오면 그 열기는 빠르게 식는다. “그때 좋았는데…”라는 추억만 남고, 실제 생활은 변하지 않는다.  D6 사역이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감정적 절정’에서 ‘생활의 구조’로 이어지는 다리가 없다면, 부흥은 행사에서 끝난다.

  2024년 여름, 한 교회 교육부가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캠프의 은혜를 일상으로 옮기기 위해 “스크린을 끄고, 얼굴을 켜다”라는 40일 디지털 금식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쓰지 말고,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라는 규칙이 발표되자, 교회는 술렁였다. “그건 숨 쉬지 말라는 거예요.” “유튜브 안 보면 세상 돌아가는 줄도 모른다고요!”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80%였다.

디지털 금식, 주중 네 때에 심다

  교육부는 단순한 ‘금지’로 끝내지 않았다. 신명기 6장의 네 때—앉았을 때, 길 가며, 누우며, 일어날 때—에 맞춘 생활 루틴을 설계했다.

아침(앉았을 때): 하루 첫 10분, 성경 낭독과 가족 축복기도

이동 중(길 가며): 성경 오디오와 말씀 대화

저녁(누우며): 하루 감사 3가지 나누기

다음 날 계획(일어날 때): 오늘 실천할 말씀 한 구절 정하기

예배당에서 거실까지

  주중 네 때의 실천은 토요일 저녁 가정예배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온 가족이 주일 본문을 다시 읽고, 조부모가 간증을 나누고, 부모가 한 주의 실천을 공유하며, 자녀는 그림과 글로 은혜를 표현했다. 이렇게 세대통합 교회 예배 ↔ 세대통합 가정예배 ↔ 주중 네 때 일상의 순환이 형성됐다.

식탁 위 부활

  어느 집은 토요일 밤 7시 TV를 끄고 초록 무드등을 켰다. 엄마가 조용히 찬송을 시작하자 중학생 아들이 머뭇거렸지만, 아버지가 화음을 얹자 웃음이 번졌다. 열흘 후, 그 식탁에는 ‘가족 은혜 앨범’이 놓였다. 그림일기 속 글귀—“아빠가 오늘 내 손 잡고 잤어요. 스마트폰보다 아빠 손이 더 따뜻해요.”—가 사람들을 울렸다. 주말이면 전자기기가 사라졌다. 대신 윷놀이, 보드게임, 감자튀김, 그리고 웃음소리가 식탁 위에 올랐다.

숫자 밖의 변화

  40일 후, 교회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가족 대화 시간은 하루 평균 8분에서 47분으로 늘었고,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은 67% 감소했다. 그러나 진짜 변화는 숫자에 담기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성경을 필사해 주던 중, 20년 전 가족사를 꺼냈다. 웃음과 눈물이 같은 종이에 번졌다.

디지털 광야에서 찾은 샘물

  사순절이 되자 ‘디지털 금식·아날로그 영성 회복 주간’ 현수막이 걸렸다. 한 청년이 40번째 손편지를 들고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내일은 내가 편지를 쓸 테다. 너도 꼭 와라.”이들은 깨달았다. 디지털은 단절이 아니라 도구이고, 알림을 끄자 들려오는 것은 세상의 소음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숨소리였다.

한 목사가 예배에서 선포했다.

“우리가 스크린을 내려놓은 40일, 하나님은 우리에게 진짜 만나를 내려주셨습니다. 그것은 가족의 얼굴이었습니다.”

손끝에서 다시 피어난 아날로그 영성과 D6 영성

  40일의 디지털 금식은 단순한 기술 절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잃어버린 영성을 손끝과 눈맞춤에서 다시 회복하는 여정이었다. 화면 속 빛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말씀을 필사하며 연필의 사각거림 속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느꼈다. 손편지의 잉크 자국과 종이의 질감에서 사람의 마음이 전해지고, 세대 간의 기도가 이어졌다.

  아날로그 영성은 느림과 기다림 속에서 피어난다. 즉각적인 반응과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얻는 세상에서, 그들은 말씀을 손으로 쓰고, 얼굴을 직접 바라보고,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법을 다시 배웠다. 그 느림이 마음을 열었고, 그 기다림이 하나님의 음성을 선명하게 했다.

  D6 영성은 이 아날로그의 자리에서 더 깊어졌다. ‘네 때’(신 6:7)의 일상 루틴이 스마트폰 대신 식탁과 거실에서 이어졌다. 아침에는 말씀을 읽고, 낮에는 삶 속에서 나눈 은혜를 기억하며, 저녁에는 가족이 모여 기도하고, 밤에는 서로를 축복했다. 이제 가족에게 아날로그 영성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회복의 힘이다.

  화면이 꺼진 자리에서 피어난 대화와 웃음, 종이 성경 위에 떨어진 눈물방울, 식탁에서 함께 부른 찬송은 디지털 시대에도 결코 사라질 수 없는 복음의 향기였다.

다음 편 [제5화] 예고

이렇게 회복된 가정 예배와 아날로그 영성이 어떻게 마을로 나가는 선교적 식탁으로 확장되는지를 다룬다. 가정의 식탁이 이웃을 초대하는 복음의 장이 되는 이야기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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