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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그런뜻이었구나] 성전 (1), 하나님의 거처지

성전 (1), 하나님의 거처지

고대 근동 지역의 성전 개념은 매우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신은 특정 장소, 즉 신이 거주하거나 즐겨 찾는 곳, 혹은 신의 현현을 위해 선택된 장소인 신성한 곳에 속했다는 사상입니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사람들은 그 장소 근처에 신을 위한 거처지를 건설할 수 있고, 신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개념이 발전했습니다.

   풍요와 다산 그리고 사랑과 음탕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는 “세상을 모두 내려다 볼 수 있는 팔라스 아테나 바위 위에 그녀의 거처지를 세웠다”고 소개됩니다. 남자들은 후손을 번식하기 위해 신 앞에 청동이나 철 혹은 엄청난 양의 금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신들이 거하는 곳에서 누군가의 이름이 불려지면 그것은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심판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들은 남신이며 태양의 신으로 알려진 헬리오스를 위해 “그리스 땅의 가장 좋은 곳을 마련하여 헬리오스에게 호화스런 거처지를 지어 주고 그 안에 많은 좋은 제물을 바치자”고 맹세합니다. 그곳에서 가장 좋은 소들을 잡아서 목을 베고 가죽을 벗긴 후에 허벅지 부분을 잘라내어 제단에 올려 놓고 제사를 드립니다. 그것은 신의 진노를 달래서 자신들의 항해를 순조롭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신들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파이아키아 섬의 왕은 신처럼 대우 받았습니다. 그는 도시의 둘레에 성을 쌓고 그 안에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에 집들을 짓고 신들을 위해서는 구별된 곳에 신들의 거처지를 세웠습니다. 그를 뒤 이은 왕들은 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들어가서 조언을 듣고 국가를 통치하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신들의 거처지 혹은 신들의 생활 공간을 뜻하는 희랍어 “나오스”는 성전을 가리키지만, 신의 권능과 신에 대한 봉사를 위한 인간의 숭배적 행위를 포함합니다. 원시 사회에서 성소의 근본적 개념은 신과 인간이 관계하는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성전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신의 보호를 받는 예배자들의 복종적 지위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백성들은 신이 자신들에게 호의 베풀기를 기대했습니다.

   성전을 건축하는 목적은 신전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결속을 통한 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백성이 신과 관계 맺는 질서를 체계적이고, 따라서 통제된 삶의 방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신이 나타날 장소를 미리 예측하거나 알 수 있다면, 신에게 다가가는 일이 더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신이 그곳에서 인간이 바치는 음식이나 음료와 같은 인간 생활의 편의 물들을 받게 되면, 그 장소는 신의 거처지로 여겨졌습니다. 한번 확립된 신앙 규범은 전통이 되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어 신의 거처지는 신성한 장소로 받아졌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거처라는 개념은 성경 전체에 걸쳐 핵심 주제입니다. 하나님께서 그곳에서 당신의 백성과 친밀히 같이 하시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시기를 바라시는 마음을 반영합니다. 성전이 의미하는 주제는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점진적으로 전개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의 ​​본질과 인류와의 언약 관계를 드러냅니다. 성전에 관한 이야기는 에덴동산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그곳에서 이리저리 걸으셨을 때 아담과 하와는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동산은 하나님의 임재가 즉각적이고 친밀하게 느껴지는 이상적인 상태를 상징합니다. 창세기 이후 “걷다”라는 용어는 성소에 계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날 때 사용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었던 에덴 동산은 성전 시대에 들어오면서 성전 안의 제단과의 관계를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성전은 지상의 다른 어떤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하나님의 거처로 여겨졌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 절기마다 “여호와께서 자기 거처를 삼으신” 시온 성을 향하여 올라가 예배를 드렸습니다.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서 그곳에 계셔서 그들의 예배를 받으시고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거처지인 시온은 에덴동산의 원래 위치와 동일시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자기 백성들과의 친밀한 관계가 확인 되는 회복되는 성전의 개념은 성경 전체에 흐르는 주제입니다..  

   죄로 인한 타락과 그로 인한 하나님과 인간의 분리 이후에도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 가운데 다시 거하실 계획을 세우십니다. 출애굽 당시 성막 건축은 이 계획의 중요한 발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할 성소를 지어라”라고 지시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요청에 따라 성막을 완성했을 때 그곳에 내려오십니다. 그곳에서 여호와께서는 사람이 자기 친구와 이야기함같이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셨습니다.성막은 이동식 거처 역할을 했으며, 광야 여정 동안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했습니다. 성막은 그분의 인도와 공급을 생생하게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광야의 성막에 내려오셔서 그곳에 임재하셨지만, 성막이 있었던 한 장소가 영원한 성전이 될 수 없었습니다. 원시 사회에서도 신의 임재는 오직 한 지역적인 장소에서만 제한되어 현현된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믿었던 신은 성전에 갇혀서 다른 곳에서는 전혀 활동을 못하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께서 그곳에 거하시지만, 또한 친밀히 함께 하시며 예배를 받으시고 복을 주시는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솔로몬의 기도에는 이 원리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 솔로몬은 하나님의 초월적인 본성에 대한 심오한 진리를 표현했습니다. 

   스데반과 바울도 성전 개념이 함축하는 내용을 이렇게 밝힙니다. “그러나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시나니 선지자가 말한 바 주께서 이르시되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등상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짓겠으며 나의 안식할 처소가 어디냐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집에 거하지 아니하시느니라.” 성전 개념은 기독교에서 거부되지만, 하나님의 임재와 그의 백성들과의 친밀한 관계 그리고 예배를 받으시고 역사하시는 주제는 변하지 않고 교회로 확장됩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궁극적으로 신자 자신이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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