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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 그런뜻이었구나] “현재 하나님 나라의 상황,” 천국 (3)

“현재 하나님 나라의 상황,” 천국 (3)

크림전쟁 여파로 재정적 곤경에 직면한 러시아 제국은 1867년 눈으로 덮인 쓸모 없던 땅 알래스카를 미국에 매각합니다. 러시아는 대가로 720만 달러를 요구했습니다. 미국의 여론은 얼어붙은 황무지에 막대한 국고를 손실했다며 땅 매매를 추진한 윌리엄 수어드를 바보라며 비난했습니다. 그 때 생긴 영어 숙어가 “수어드의 바보짓 Seward’s folly” 또는 “수어드의 어름 창고 Seward’s icebox”입니다. 그 땅은 미대륙의 20%에 해당되며, 720만 달러는 1에이커당 (1.224평) 2센트를 지불한 가격이었습니다. 러시아인들은 가치 없는 땅을 비싼 값에 팔았다며 축제했고, 미국인들은 불모지인 얼음 땅에 국고를 낭비했다며 수어드를 비방하며 조롱했습니다. 매매 후 30년이 지나면서 그곳 유콘강에서 황금이 발견되어 골드 러시가 일어나고 곧이어 거대한 유전과 천연 가스가 발견됩니다. 쓸모 없게 보였던 알래스카는 이제 미국 경제에 막대한 유익을 창출하는 보물상자가 되었습니다. “수어드의 바보짓”이란 오늘 어리석은 것 같지만 훗날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이 된다는 관용어입니다.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수어드의 바보짓”을 연구하여 발표하게 합니다.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인류를 위해 감춰진 보화에 눈을 뜨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고 기록합니다. 은행 제도가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보물을 땅에 묻어 보관했습니다. 강도들의 약탈이 빈번하고 외부의 적들이 마을을 휩쓸 때, 가문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땅 속의 비밀한 곳에 보화를 묻었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전장에 나갈 때 혹은 긴 여행을 떠날 때 비밀한 곳에 보물을 묻고 갔습니다. 만약 전사하여 돌아오지 못하거나 다른 이유로 고향에 올 수 없게 되면 보물은 비밀로 남게 됩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감춰진 보물을 찾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감춰진 보물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샀다”고 기록합니다. 감춰진 보화가 늘 가까이에 있지만 발견될 때 진정한 가치가 있고 기쁨을 주는 보화에 천국을 비유합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에 관하여 말씀하실 때는 매우 자주 비유로 설명합니다. 심지어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시고”라고 표현할 정도로, 천국은 비유를 통해 설명합니다. “비유”로 번역되는 희랍어 “파라볼레”는 “옆 (beside)”을 뜻하는 “파라”와 “던지다 (throw)”를 의미하는 “발로”의 합성어입니다. 비유는 옆에 던져진 어떤 것으로, 그것을 본 우리의 첫 반응은 “이것이 여기에 있었네”입니다. 유진 피터슨은 비유로 천국을 설명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힙니다. “비유는 보통 새로운 것을 말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년 동안 바로 앞에 있었는데도 우리가 간과한 것을 알아 채게 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혹은 우리가 그 곳에 이미 연루되어 있지만 모르는 상태에 있어서 그 사실을 알게 하도록 비유가 사용된다.” 비유는 이미 임한 천국과 도래할 천국 (already, but not yet) 중에서 이미 임한 천국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된 표현 방식입니다. 지금 이곳에 계셔서 통치의 업무를 이행하시는 하나님의 현재성과 현장성 그리고 하나님의 통치 방식을 비유를 통해 나타냅니다. 또한 비유는 천국의 시민인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재고하고 예수님의 요구에 반응하도록 요구하는 기능도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 속에 드러나는 가장 두드러진 천국의 현상은 하나님의 통치 수단입니다. 자격 없는 죄인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적극적인 사랑이 하나님의 통치의 방식입니다. 천국을 자기 아들의 결혼 잔치를 마련한 왕에 비유한 이야기에서 잔치의 주인은 하나님입니다. 초대된 사람들이 잔치에 오지 못하자 왕은 종들을 시켜서 악한자나 선한자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궁전의 잔치에 초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격을 요구하지 않으시고 모든 사람을 잔치 집인 천국에 초대합니다. 천국을 포도밭 일꾼으로 비유한 이야기 속에도 하나님의 자비하심이 잘 나타납니다. 고용한 일꾼들에게 약정한 대가를 지불하신 주인은 늦게 일을 시작한 종에게도 일찍 왔던 일꾼과 동일한 품삯을 지불합니다. 왜 먼저 수고한 사람과 동일하게 지불하냐는 질문에 “나는 당신에게 약속한 것을 지불했소. 나는 나중 온 사람에게도 똑같이 주고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요?” 이 외에도 “잃은 양을 찾는 비유” “돌아온 탕자 비유” 등과 같은 이야기 속에는 사랑과 용서와 자비로 천국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활동이 잘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유에 나타난 천국의 현 상황은 위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한 청년이 형이 가진 재산을 자기에도 분배해 달라고 예수님께 부탁합니다. 중재를 거절하신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곧바로 인생의 목적이 오직 물질인 사람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돈 모으기에 몰입된 한 부자를 비유로 이야기합니다. 이 비유는 하나님께서 돈 쌓은 청년의 생명을 찾을 때 절정에 이릅니다.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밤 네 영혼을 가져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준비한 것을 누가 가져 가겠느냐?” 이 비유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지만 사람들은 탐심에 젖어 있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집안 일을 종들에게 맡기고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주인에 비유한 이야기에서는 사명에 불성실한 자의 심판을 알립니다. 주인은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느냐”라고 호통을 치면서,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어라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고 경고합니다. 현재 천국은 국민들의 불성실로 인해 심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비유를 통해 하시는 경고에 우리는 반응해야 합니다.            

   현재적인 천국은 그의 백성들에게 매우 기쁜 소식입니다. 마치 땅에 감쳐진 보화를 발견한 사람과 같고, 진주를 찾는 상인이 값비싼 진주를 찾은 것과 같고, 또한 호수에 던져 온갖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손에 갖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기쁨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행동이 요구됩니다. 보화를 사기 위해 자신의 것을 팔아야 합니다. 진주를 소유하기 위해 역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야 합니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닷속에 그물을 내려야 하고, 고기가 가득 찼을 때 그물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보화나 진주 그리고 그물은 천국이 아닙니다. 천국의 왕이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위태로운 현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할 때에 천국이 이뤄집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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