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김영남 목사의 책향 (8) 성찬: 은혜의 자리로 초대

[칼럼: 책향] (8) 성찬: 은혜의 자리로 초대

책향(8)  성찬: 은혜의 자리로 초대

성금요일이나 부활절에 ‘성만찬 예식’ 갖는다. 의식의 의미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과 죽음을 기념하는 것이기에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간이기도 하다. 때로는 떡과 잔을 나누면서도 깊은 의미를 간과한 채 하나의 ‘늘 하던 의식’으로 지나칠 수 있다. 그러나 성찬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거대한 신비가 흐르고 있다. 깊은 묵상이나 간구, 충분한 준비없이 나누는 성찬이 되지 않도록 톰 라이트의 ‘성찬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되새겨 본다.

성찬은 오늘의 개신교회가 가진 두 가지 주요 성례 중 하나이다. 그 두 가지는 침례(세례)와 성찬이다. 침례는 구원받은 성도가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의식으로 마치 탄생과 같이 일생에 한번의 경험이다. 그러나 성찬은 매번 받은 은혜를 상기하고 더욱 새롭게 되기를 다짐하는 시간이다. 교회마다 형편에 따라 자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절기나 분기, 매월하기도 한다. 

성찬은 유월절 출애굽 사건을 기억하게 한다. 구원의 사건을 선명하게 기억하며, 우리가 받은 은혜와 축복이 무엇인지를 마음에 새긴다. 과거의 사건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오늘’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현장이 되게 한다. 마지막 만찬의 자리에서 예수님은 떡과 잔으로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시는 사랑을 표현하신다. 제자들이 단숨에 이해하기에는 어려워보이는 새로운 메시지였다. 그는 자신을 몸을 주시고, 피를 흘려 주심으로 언약을 성취하신다. 이는 죄와 허물로 죽었던 우리에게 그의 생명을 속전으로 주심으로 그 의를 전가시키고 생명을 얻게 하시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죄에 매이지 않는 ‘영적인 출애굽’의 역사이다. 

성찬은 함께 참여하는 모든 이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평등하게 한다. 우리는 그 성찬에서 결코 홀로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한다. 그가 누구였든 그리스로 구원받은 모든 이들이 성찬에 참여함으로 함께 서로를 형제와 자매라 부르는 새로운 공동체가 이루어진다. 세상적인 가치관에서 편견과 차별로 구분했던 자리에서 예수님과 나누는 식탁은 사랑과 환대, 그리고 평등의 자리로의 초대이다. 성찬에서 우리는 지금도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고 경험한다. 나아가 시공을 초월하여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을 하나가 되게한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속한 한 가족이다. 

성찬은 과거의 십자가의 승리로 단번에 영원한 구원을 이루심을 기억하고 기념한다. 지금도 삶의 자리에서 영적인 에너지를 공급한다. 한번 뿐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성찬에 참여함으로 다시 힘을 얻고 회복하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뿐 아니라 이후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를 미리 맛보는 예고편이기도 하다. 언젠가 완성될 그 나라를 바라보는 것이 성도의 삶이다. 우리는 영광스러운 그날의 식탁에 이미 초대받은 우리이다. 성찬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종말적인 역사의 현장이다. 성만찬을 통해 우리는 거듭난 그리스도인, 한 몸된 가족,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확인한다. 

이제 곧 우리는 각각의 몸을 이룬 교회에서 성찬을 받게 된다. 그저 반복되는 의식, 형식에 치우지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라도 깊은 묵상에 들어가기 바란다. 한번 더 십자가의 의미, 구원의 은혜,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생각하며 성찬에 참여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 거룩함과 정결함을 얻도록 회개하고 은혜를 구함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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