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진수장로의 성공적인 실패] Ernst & Young 기업인상

성공적인 실패 (17) – Ernst & Young 기업인상

언스트앤영 (Ernst & Young) 에서는 매년 비전, 리더십, 성취도 및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창업정신이 강한 기업인을 선정하여 기업인상을 준다. 각 지역에서 10여 개 기업 분야별로 여러 회사를 방문하여 최종 3~4개의 회사를 최종후보로 선발한 후 이 회사들을 대상으로 심사관들과 면담을 통해 최종 승자를 선정한다. 이 상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열정으로 창업하여 기업을 성장시킨 기업가 에게 주는 상이다. 나는 2000년, 2005년, 그리고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뉴저지 주에서 최종 후보가 되었지만 한 번도 승자가 되지는 못했다. 2008년은 나의 네 번째 도전이었다. 5월 중순 최종 후보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5월 16일은 심사관들과 전화로 면담을 했다. 원래는 심사관들과 직접 면담을 해야 하는데 미리 약속되어 있는 유럽의 고객방문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전화로 면담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네덜란드의 한 고객을 방문한 후 호텔로 향하는 차에서 전화 통화를 했다. 그들은 약 10분에 걸쳐 내게 여러 질문을 했다. 그 질문 중에는 앞으로의 비즈니스 플랜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나는 당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그들이 원하는 핑크 빛 전망을 말할 수 없었다. 나는 고객의 만족이 장래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나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우리 회사의 제일 큰 목표는 회사의 외형적인 성장이 아니라 고객의 만족입니다. 그리고 만족한 고객을 가졌을 때 회사는 자동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면담을 마친 후 나는 승자가 될 자신이 없었다. 드디어 시상식 날이 다가왔다. 나는 회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우리 가족과 회사 최고 간부들만 시상식에 초대했다. 지난 해의 승자 중 한 사람이 심사관이었는데 그는 나를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나의 전화 면접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해주었다. 최종 선발자가 한 명씩 소개되었다. 드디어 “승자는 …” 하면서 이름을 부르는데, 나의 이름이 불려지는 것이 아닌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었지만 막상 나의 이름이 불리니 당황스럽고 믿기지 않았다. 더구나 영어로 수상소감을 말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이 되었다. 나는 앞으로 나가 수상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만약 당신이 첫 번째 도전했다면 이번이 저에게는 네 번째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아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녀는 내가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 나와 같이 모험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개인 생활을 희생한 회사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은 시간만 주시지 않고 힘든 고난의 시간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난의 시간을 통해 나는 지금의 성공이 저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과 많은 회사 직원들의 노력으로 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회사에 있었던 어려움을 통해 그 어려움 가운데 회사를 더 좋은 회사로 성장시켜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숨은 목적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봄의 환희를 위해서는 추운 겨울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수상은 나에게 과분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이때가 바로 금융위기로 모든 회사가 힘들어 하든 시기였고 우리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나님은 왜 지난해와 같이 회사가 잘 나갈 때 이 상을 받게 하지 않으시고, 올해와 같이 어려움을 당할 때 이 상을 받게 하실까?”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네가 만약 지난 해와 같이 잘 나갈 때 이 상을 받았다면 얼마나 교만했겠느냐?”.

수상을 한 다음 해 나는 심사관으로 봉사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이 상의 후보자 대부분이 나와 같은 이민 1세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았다. 이민 1세에게는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를 선택하면 끝을 볼 때까지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빈손으로 시작해서 잃어버릴 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쉽게 도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잃어버릴 것이 없는 사람은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다. 속된 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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