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일상, 큰 은혜] 사소하고 중요한 일상

사소하고 중요한 일상

아들이 어릴 때다. 이 녀석,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공만 보면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얼굴이 새 까맣다가 새빨갛다가 급기가 노르댕댕해지도록 논다.

놀려면 제대로 놀아라 싶어서 동네 축구팀에 넣어 줬더니 폼나게 유니폼 입고 콧노래를 부르며 나간 아이가 완전 기가 폭 죽어서 돌아왔다. 아들은 점점 축구를 싫어했다. 애미라서 그런지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게 어찌나 짠하던지… 상심한 아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애미 마음도 아리했다.

축구 대회가 있던 날, 아들은 어깨가 축쳐진 채로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이 친구들 틈에서 축구를 하는걸 보니 저것을 축구라 불러야 하나 싶게 한 시간 내내 공을 피해 도망다니다가 볼 일 다 보는 게 아닌가! 그렇게 공을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공만 보면 종일 땡볕에서 살을 태우며 노는 아이였는데…

하나님… 아들이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지요? 공을 그렇게 좋아하는 아이가 저렇게 공을 피해 도망만 다녀요. 공이 오면 제대로  패스를 못 할까봐, 친구들에게 욕을 먹을까봐 주눅이 들어서 저렇게 마구마구 공을 피해다니고 있어요. 마음이 아파요… 저는 엄마라서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이렇게 사소한 일이 주님께도 중요한가요? 사람이 죽고 사는 일도 아니고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는 일도 아니고, 예수님의 이름이 걸린 일도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과는 별 상관도 없는 일 이니… 보나마나 주님께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겠지요? 그냥 작은 아이의 주저앉은 마음이, 그 애미의 아린 마음이 주님께 뭐 그리 대수겠어요?

아들이 자신감을 가지는 일이 저에게는 중요해도 주님께는 그저 그냥 그런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퍼요. 그래도 저 아들이 용기를 갖게 도와주세요. 이제 끝날 시간이 오분도 채 안남았지만 아들이 한 골만 넣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가 이런 기도를 하는게 우스운 일이란 거 알아요. 기적이 생기지 않는 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도 알아요. 세상에 중요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작은 일에 간섭하셔서 기적을 일으키실까. 그럴리 없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아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 주세요. 애고 이런 기도를 드려서 죄송해요. 그래도 도와주세요. 저 아들의 마음이 저에게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랍니다. 주님께는 그리 중요하지 않겠지만요…

그렇게 우울한 기도를 드리고 1분도 안되어… 믿 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들의 발 앞으로 공 이 굴러왔고 골대에서 멀리있던 아들이 얼떨결에 공을 걷어찼는데 글쎄 그게 무지개 같은 곡선을 그리면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이 넣었 던 골보다 더더더 그림같은 골이었다.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다…. 그런 일이 있었다. 꿈인가 생신가 눈을 부비고 봐야하는 일이  벌어진거다.

이게 뭔 일인가 싶은지 아들이 환호하는 친구들에 둘러쌓여 완전 넋이 나간 얼떨떨한표정으로 서있고… 나는? 아무도 모르게 말도 안되는 기도를 한 애미는 얼마나 화들짝 놀랐겠는가… 머리를 세게 한 대 빵 두들겨 맞은 듯한 충격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우리 아들의 마음의 일이, 또 어 미로서 느끼는 내 생각과 감정이 하나님께 사소 한 일이 아니구나…싶어서 어안이 벙벙하다가 곧 이어  감격감격! 그 날 우리 모자는 완전 부흥회를 하면서 구름위를 걸어서 집으로 둘아왔다. 그 골이 어떤 골인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기도한 사람은 아는 법이니까…

요즘도 가끔 그런 생각이 스칠 때가 있다. 이런 사소한 일이 하나님께 뭐가 그리 중요하겠어? 그럴때면 나는 다시 그 날을 떠올린다. “봤지? 내 가 골 넣는거… 봤지? 미영아 너의 사소한 일상이 내게도 중요하단다. 너희는 결코 사소한 존재가 아니라니까. 내 새끼야. 내 사랑하는 자녀… 목 숨보다 소중한 사랑하는 내 아들 딸이란 말이다.” 사소하고 중요한 나란 사람의 사소하고 중요한 일상! 우리 주님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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