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 일상, 큰 은혜] 어느 주일 일기 

어느 주일 일기 

사소한 일로 남편과 다퉜다.

이런 기분으로 어떻게 예배를 드린담?

남편이 하는 설교는 듣고 싶지도 않았다.

빈 의자에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하나, 둘… 교회 식구들이 왔다.

내키지 않은 억지 웃음으로 성도들을 맞았다.

찬양이 시작되고 남편도 찬양, 나도 찬양을 드렸다.

“생명 주께있네. 소망 주께 있네.주 안에 있네 ♬”

무슨 가사인지 떠올리지도 않은채 

입술은 자동적으로  뻐끔뻐끔, 마음이 빠진 찬양을 하고… 

마음 가득 분노와 서러움이 꽈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남편이 여전히 미웠다.

성령님이 체한 것 같은  내 마음에 말씀하셨다.

“나를 예배하기 전에 먼저 형제와 화목해라… 그리고 나를 예배해라.”

온 몸으로 마음이란 놈이 저항했다.

” 안돼!! 무슨 화해?

화가 나서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구만.

왜 내가 먼저? 안돼 !”

말씀이 다시 내 마음을 파고 들었다.

“딸아… 말씀이 너를 바꾸게 하여라.”

부글부글부글~ 마음은 180도로 끓고 있는데…

‘주님, 저는 못해요. 

도저히 제 힘으론 안되겠어요.

너무 속상하고 너무 자존심 상해서 먼저 다가가 손 내밀기 싫어요.

그러니 성령님이 나를 도와주세요’

“딸아…다투고나서 설교하는 남편이 힘들것 같으냐 , 그 설교를 듣는 니가 더 힘들것 같으냐?”

한 손을 들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남편을 바라봤다.

이제 곧 설교를 해야할, 마음이 쑥대밭일…

그 사람이 갑자기 측은하게 여겨졌다.

성령님의 도움으로

천근만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서 남편에게로  갔다.

내키지 않지만 살그머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도 내 손을 꼭 잡으며  웃는다.

주르르 주르르 눈물이…

남편이 내 등을 토닥토닥한다.

말씀앞에서 성령님앞에서

나는 얼마나 나를 주장하고 살았던가!

오늘 성령께 내 생각을, 내 마음을

그리고 나의 의지를, 행동을 내어드리며

그분의 다스리심이 나를 빚으시는 것을 본다.

고집센 나를 다루시는 성령님…

성령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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