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교계뉴스캐나다캐나다와 미국, 정치 속 종교의 온도차

캐나다와 미국, 정치 속 종교의 온도차

캐나다와 미국, 정치 속 종교의 온도차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부터 자신이 “하나님에 의해 구원받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해 왔다. 반면,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4월 승리 연설에서 ‘God’이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양국 정치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의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성경을 들고 교회 앞에 서거나, 목회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기도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하원 의장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역시 자신의 세계관을 이해하려면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이런 공개적인 종교 행위는 보기 드물고, 대중의 반응도 냉담하다. 카니 총리 역시 가톨릭 신자이지만, 신앙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캐나다의 정기 예배 참석률은 미국보다 훨씬 낮고,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정치적 영향력도 미미하다. 공립학교에 십계명을 게시하거나 낙태를 전면 금지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오타와대(University of Ottawa) 케빈 키(Kevin Kee) 교수는 “캐나다 정치 지도자는 종교를 조용히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퀘벡(Quebec) 주는 1960년대 ‘조용한 혁명(Quiet Revolution)’을 통해 가톨릭교회의 교육·의료 지배를 종식시키고 세속화를 강화했다. 그 결과, 한때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퀘벡 가톨릭 신자의 예배 참석률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몬트리올(Montreal)에서는 폐교회가 식당이나 비영리 시설로 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 가톨릭 수도원 건물에서는 퀘벡 인본주의 협회(Quebec Humanist Association)가 모임을 갖는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독립 시점부터 국교를 두지 않아 다양한 종교 집단이 경쟁하며 정치 영향력을 키워왔다. 20세기 이후 복음주의가 두드러졌고, 최근에는 워싱턴 정치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캐나다는 세속화로 정치에서 종교의 힘이 급격히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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