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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 십자가 위에서 용서해 주신 누가복음의 예수님

십자가 위에서 용서해 주신 누가복음의 예수님

I. 서론

사복음서를 근거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일곱가지 말씀(Seven Last Words of Jesus)을 하셨습니다. 사복음서는 예수의 수난이라는 일반적인 서사 순서에서는 유사성을 가지고 있지만, 예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한 차이점을 드러냅니다.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은 시편 22편 1절(BHS Ps 22:2)을 인용한 단 하나의 외침만을 기록하는 반면(막 15:34; 마 27:46), 누가복음은 세 가지 말씀(눅 23:34, 43, 46)을, 요한복음은 또 다른 세 가지 말씀(요 19:26-27, 28, 3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각 복음서의 저자가 자신의 신학적 성향(theological tendency)과 공동체가 처해 있는 상황(context)에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십자가 위에서의 예수님의 말씀을 하나의 연속된 사건으로 조화(harmonizing)를 시키려고 노력하기 보다, 각 말씀이 해당 복음서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의 수난 기사는 예수께서 모든 인간적 지지와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되어 고립된 예수님의 고통을 강조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쳤으며(막 14:50; 마 26:56), 자연은 어둠에 잠기고(막 15:33; 마 27:45),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은 고통스러운 외침을 하십니다(막 15:34; 마 27:46). 이와 반대로 누가복음의 예수님은 고난 중에서도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자들을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계시고(눅 23:34), 회개하는 죄인에게 낙원을 약속해 주시며(눅 23:43), 죽음의 순간에도 하나님께 자신의 영혼을 부탁하십니다(눅 23:46). 또한 요한복음의 예수님은 십자가의 희생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 아래에서 십자가의 사건을 완전히 통제하고 다스리는 주권적인 메시아의 모습입니다. 요한복음의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죽음을 아버지께 돌아가는 영광스러운 들어 올리심으로 이해하시면서 “다 이루었다”(요 19:30)라고 선포하십니다.

결론적으로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일곱가지 말씀의 차이는 복음서 기자들의 단순한 기록의 불일치가 아니라, 저자들의 신학적 성향과 공동체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마가와 마태는 ‘고난 받는 순종의 종’으로, 누가는 ‘용서하는 자’로, 요한은 ‘승리하는 자’로 묘사하고 있습니다(Raymond E. Brown, The Death of the Messiah, From Gethsemane to the Grave: A Commentary on the Passion Narratives in the Four Gospels, vol. 1, Yale University Press, 1994, p. 140).

II. 십자가 위에서 흐르는 용서의 샘물 (누가복음 23:34a-b절)

누가복음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말씀하신 첫 번째 내용은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초월적인 사랑과 용서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기도입니다.

(눅 23:34a-b)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여, 그들을 용서하소서!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Translated by YG Kim)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조롱하고 못 박는 자들 앞에서 그들을 저주하는 대신 오히려 그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계십니다.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의 첫 번째 말씀은 누가복음을 관통하는 용서의 신학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평지 설교”에서 원수 사랑에 관하여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눅 6:27) “그러나 나의 말을 듣고 있는 너희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의 원수들을 사랑하라. 너희들을 미워하는 자들에게 선한 것을 행하라.” (Translated by YG Kim)

누가복음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죄인들이 먼저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자들을 찾아 나서는 사랑입니다. 누가복음 15장의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비유(눅 15:1-7)와, 잃어버린 드라크마를 찾는 여인의 비유(눅 15:8-10)와,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비유(눅 15:11-32)는 죄인이 돌아올 때 하늘에서 일어나는 큰 기쁨과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강조합니다.

더 나아가서 원수 사랑은 용서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형제가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하면 조건 없이 용서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며, 용서의 한계를 두지 않으셨습니다(눅 17:3-4).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직접 가르치신 원수 사랑을 십자가 위에서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기도에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표현은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목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깊이 연구한 Raymond E. Brown 교수는 이러한 모습을 ‘무지의 모티프’(Ignorance Motif)라고 설명합니다(Raymond E. Brown, The Death of the Messiah, From Gethsemane to the Grave: A Commentary on the Passion Narratives in the Four Gospels, vol. 2, Yale University Press, 1994, p. 974, 976).

이러한 내용은 구약의 토라(Torah) 가운데에서, 민수기 15:24-25절에 기록되어 있는 ‘부지중에 지은 죄’(unintentional sin)를 위한 속죄 규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민수기 15장 22-31절에서는 두 종류의 죄를 구분해서 언급합니다. 하나는 “부지중에”(unintentionally) 지은 죄(민 15:22-29)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의로”(high-handedly) 지은 죄(민 15:30-31)입니다. 부지중에 지은 죄는 제사장이 속죄제를 드림으로써 그들이 용서함을 받을 수 있지만(민 15:25), 고의로 지은 죄는 사함 받지 못하고 백성 중에서 끊어지게 됩니다(민 15:30).

누가복음의 예수님은 대제사장으로서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의 행위를 토라의 법적 범주 안에서 ‘부지중에 지은 죄’로 규정하심으로, 그들이 하나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단순히 죄를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행위를 깨닫고 회개하여서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바라는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III. 오늘, 낙원의 문이 열리다 (누가복음 23:43절)

누가복음에 기록되어 있는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두 번째 말씀은 두명의 범죄자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가와 마태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죄인들을 ‘강도’(robber)나 ‘혁명가’(revolutionary)를 의미하는 헬라어 명사 ‘레스테스’(lestes)로 사용한 것과 다르게 누가는 이들을 ‘범죄자’(criminal)를 의미하는 ‘카코르고스’(kakourgos)를 사용해서 묘사합니다. 누가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자들을 ‘범죄자’로 표현하는 이유는 이사야서 53장 12절에서 고난 받는 종이 죄 지은 자들 가운데에서 하나로 여겨질 것이라는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범죄자 중에 한 명은 예수님을 비방하면서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냐? 그러면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눅 23:39)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범죄자가 예수님을 비방하는 자를 책망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눅 23:41) “실제로 우리는 정당하게 [이것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행한 것들에 합당한 것을 우리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람(예수)은 아무런 잘못도 행하지 않았다.” (Translated by YG Kim)

누가복음의 신학자 Darrell L. Bock은 이 범죄자의 고백이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예수님의 정체성을 깨달은 자의 회개의 표현이라고 설명합니다(Darrell L. Bock, Luke 9:51-24:53, BECNT, Baker Academic, 1994, p. 1856). 이 범죄자는 “예수여, 당신이 당신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하소서”(눅 23:42)라고 간구했습니다. 그러자 누가 복음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두 번째 말씀을 하십니다.

(눅 23:43) 그리고 그(예수)가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Translated by YG Kim)

예수님께서는 이 범죄자에게 하나님의 구원이 먼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깨닫고 믿음의 고백을 하는 바로 ‘오늘’(semeron: today) 이 순간에 즉각적으로 성취됨을 선포하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범죄자에게 말씀하신 “나와 함께”(met emou: with me)라는 약속은 구원의 본질이 장소의 이동을 뛰어 넘어, 예수님과의 끊어지지 않는 ‘임마누엘’(Immanuel)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가 한 가지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예수님께서는 이 범죄자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the Kingdom of God)에 거할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고, ‘낙원’에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낙원은 유대 전승에서 의인들이 사후에 거하는 복된 안식처로서 ‘아브라함의 품’을 의미합니다(눅 16:23; See Darrell L. Bock, Luke 9:51-24:53, BECNT, Baker Academic, 1994, p. 1857; N. T. Wright, The Resurrection of the Son of God, Fortress Press, 2003, p. 141). 예수님께서는 죽음이 단순한 끝이 아니라, 의인이 즉각적으로 누리게 될 하나님 앞에서의 평안임을 선포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누가복음의 예수님의 두 번째 말씀은 누가복음의 핵심 주제 중에 하나인 ‘잃어버린 자’를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사랑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의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눅 19:10) 왜냐하면 인자는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하여 그리고 구원하기 위하여 왔다. (Translated by YG Kim)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십자가 위에서도 잃어버린 한 영혼을 찾아 구원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사회적으로, 영적으로 철저히 버림받은 범죄자를 구원함으로써 자신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성취하셨습니다.

IV.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신뢰 (누가복음 23:46절)

누가복음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시면서 자신의 영혼을 온전히 하나님 아버지께 맡기시는 모습입니다.

(눅 23:46) 그리고 큰 소리로 외치시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여, 나의 영혼을 당신의 손 안에 맡깁니다.” 그리고 이것을 말씀하시고 나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Translated by YG Kim)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순간에도 큰 소리로 외치시며 하나님께 기도하셨습니다.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ho theos mou; 막 15:34; 마 27:46)이라고 부른 것과 달리, 누가복음의 예수님은 ‘아버지’라는 헬라어 용어인 ‘파테르’(pater: father)를 사용해서 하나님을 부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시편 31편 5절(BHS Ps 31:6)을 인용해서 하나님께 마지막 기도를 드립니다. 시편 31편에서 다윗의 기도는 원수들로부터 하나님께 구원을 바라는 의로운 자의 신뢰를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시편 31편 5절에서 다윗은 미완료 시제(imperfect)를 이용해서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기고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현재 시제(present)를 이용해서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 앞에서 단순히 미래의 의지적 표현으로 하나님께 자신의 영혼(pneuma: spirit)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이루어지는 ‘수행적 발화’(performative utterance)임을 강조하십니다.

이 고백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이 단순한 비극적 패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을 통한 승리의 고백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와 내면의 평온함 가운데서 우리를 용서해 주시고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V. 결론

누가복음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말씀하신 세 가지 내용은 용서와 구원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신뢰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핍박하여서 죽이는 자들을 향한 용서와 회개의 길을 열어 주셨고, 비록 범죄자라고 할지라도 예수님의 정체성을 깨닫고 회개하는 자들 구원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하심으로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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