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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그런뜻이었구나] 디아스포라,”희망의 사람들”

디아스포라,”희망의 사람들”

“디아스포라”는 많은 분야에서 차용되어 사용되는 낱말입니다. 맨 처음 이 낱말이 등장하게 된 싯점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조국을 떠나 이국에 흩어져 살면서부터입니다. 직업이 의사였던 누가의 글에 이 단어가 이렇게 기록됩니다. “그 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 이곳에 사용된  “흩어지다”의 희랍어 동사형태인  “디아스페이로”에서 명사형 디아스포라가 유래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외부에 흩어진 이스라엘 사람들이 디아스포라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낱말은 다수 속에 거주하는 소수를 의미하는 말로 발전되었습니다. 다른 나라 안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 다수의 종교 집단 속에 생활하는 소수 종교인, 주류 정치 정당 가운데 끼어 있는 소수 정치인 등, 이 단어의 사용은 광범위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을 코리언 디아스포라라고도 부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용어는 일반적인 사회 형태나 역사와 관련되지 않고, 오직 기독교 구원의 역사와 연결됩니다. 이 단어는 일반적인 종교 의미를 넘어서 특유의 성경적이며 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가 가장 빈번히 언급되는 자료는 희랍어로 번역된 구약 성경 (LXX)입니다. 이 단어가 사용된 모든 구절은 “이방인들 사이에 거주하는 흩어진 유대인”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입니다. 디아스포라는 또한 “흩어진 유대인들”의 현실 상태와 미래의 세계를 설명합니다. 모세는 이 낱말을 쫓겨간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네 쫓겨간 자들이 하늘 가에 있을지라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거기서 너를 모으실 것이며 거기서부터 너를 이끄실 것이라” 동일한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한 느헤미아는 현재 흩어져 생활하는 사람들이 후일에 조상의 땅으로 돌아 온다고 설명합니다.  시편의 저자도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은 후일에 회복될 것을 강조합니다.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우시며 이스라엘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며.” 모든 구절에서 회복의 주체는 여호와입니다. 

   유대인들의 글에는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들은 회복될 것을 반복적으로 기록합니다. 유대의 애국자 마카베오는 흩어진 자들을 위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들로부터 흩어진 이 사람들을 한데 모으시고 이민족들 사이에서 종살이하는 이들을 해방시켜 주시며 배척받고 멸시받는 이들을 굽어보시어, 당신께서 저희 하나님이심을 이방 민족들이 알게 해 주소서.” 이스라엘을 침략하던 앗시리아와 맞서 싸웠던 유딧도 흩어진 자의 회복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자기들의 하나님께 되돌아 온 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살던 곳에서 돌아와, 자기들의 성소가 있는 예루살렘을 되찾고 황폐해진 저 산악 지방에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희랍어 구약 성경에 디아스포라로 번역되었지만 원문인 히브리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여럿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모세의 글에 나타납니다. “여호와께서 네 적군 앞에서 너를 패하게 하시리니 네가 그들을 치러 한 길로 나가서 그들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할 것이며 네가 또 땅의 모든 나라 중에 흩어지고 (디아스포라).” 이곳에 번역된 디아스포라는 “탄압,” “학대당함,” 그리고 “공격의 대상”이라는 단어를 번역한 것입니다. 예레미아에도 이와 같은 용법을 사용합니다. “내가 그들을 그 땅의 여러 성문에서 키로 까불러 그 자식을 끊어서 내 백성을 멸하였나니 이는 그들이 자기들의 길에서 돌이키지 아니하였음이라.” 이곳에서 “까불러”로 번역된 디아스포라는 “흩어지게 하다” 그리고 “바람으로 날리다”는 히브리어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사야의 글에도 같은 용법이 사용됩니다.  “네가  이스라엘 중에 보전된 자를 돌아오게 할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 이곳에 “보전된 자”로 번역된 디아스포라는 “끌어내다,” “탈출 시키다,” 또는 “구조하다”는 히브리어를 번역한 것입니다.  

   디아스포라로 번역된 히브리 단어들은 서로 다릅니다. 이 단어들은 흩어진 자들이 격게 되는 여러 어려운 현실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흩어진 자들을 나타내는 다양한 단어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공통점은 흩어지게 하는 주체입니다. 그들을 추방하고, 포로되게 하고, 보전되게 하고, 충돌하게 하는 주체는 여호와 하나님입니다. 

   동사형 디아스페이로의 문자적 의미는 “생명이 있는 씨를 전 지역에 뿌리다”입니다. 민들레 씨가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아서 멀리까지 흩어져 종족을 번식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신약 성경에서 디아스페이로, 즉 흩뿌리는 주체는 언제나 하나님입니다. 교회에 큰 박해가 일어나자 믿음의 사람들이 여러 지방으로 흩어졌던 근본 요인은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었습니다. 흩어짐의 주체가 하나님이신 사실은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이르러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한 사건에서도 확인됩니다. 

   디아스포라는 하나님의 목적을 간직한 낱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흩으시는 사람은 특정 민족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목적을 갖고 흩어진 사람들의 현실은 고통이 수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삶은 회복됩니다. 베드로는 자신의 글에서 흩어진 사람들을 언급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나 베드로는 본도와 갈라디아와 가빠도기아와 아시아와 비티니아에 흩어져서 나그네 생활을 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이 때는 기독교 역사에서 성도들이 처절한 고난과 학살을 받았던 때입니다. 워렌 위어스비는 『Be Hopeful, 희망을 가지라』라는 책에서 베드로가 사용한 “흩어진 나그네”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흩어진 나그네에 관해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중요한 것은 그들은 극심한 고통과 핍박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 중의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고난을 받고, 또 어떤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때문에 고난을 받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비기독교인들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 베드로는 고난을 받는 사람들이 고난을 주는 사람들에게 좋은 증인이 되도록 용기를 주고, 또한 그들이 받는 고난은 반드시 영광의 길로 인도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편지를 썼다.”   시민권이 하늘에 있는 그리스도인은 이땅에서 디아스포라입니다. 하늘의 거룩한 목적이 있는 나그네들입니다. 비록 고통이 따르는 현실이 있지만 신앙의 삶은 곧 영광에 이르는 길입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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