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그리스도인의 생존 방식”
호흡이 인간 생존의 방식이라면 기도는 그리스도인 생존 방식입니다. 성경이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희랍어 신약성경은 기도에 관해 한 낱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어들을 사용합니다. 기도가 요청되는 다양한 상황과 사건 때문입니다. 신약성경에 “기도”의 뜻을 갖는 일곱 단어를 소개합니다.
첫번째 단어는 “프로세우케”입니다. 기도를 의미하는 단어들 중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낱말로 동사형은 “프로세우코마이”입니다. 선하고 더 좋은 것을 구하는 일반적인 모든 기도를 뜻합니다. 프로세우케는 사람의 의지와 소망을 하나님께 완전히 바침으로 행사되는 기도입니다. 프로세우케의 특징은 기도자의 간절함과 응답자의 친밀성입니다.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고, 하나님을 너희 아버지라고 표현합니다. 사도 바울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너희가 “아바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고 아버지 하나님을 강조합니다.
두번째 단어는 “데에시스”입니다. 이 단어는 신성한 것을 얻기 위한 기도로 프로세우케와 동일한 뜻이 있지만, 특별한 혜택을 요청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간구”로 번역되는 데에시스는 어떤 특별한 은혜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프로세우케이의 기도는 제한 없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지만, 데에시스 시고는 매우 한정적인 내용을 위한 기도입니다. 백부장이 자기 하인의 중풍병을 고쳐 달라는 간구 (마 8:5), 귀신이 자신들을 돼지 떼에 들여 보내 달라는 간구 (마 8:31), 그리고 예수님의 옷을 만지려는 혈루병 환자의 간구 (마 14:36) 등이 이 기도에 포함됩니다.
세번째 단어는 “아이테마”입니다. 이 단어는 개인의 필요를 요청하는 말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혹은 사람이 하나님께 자신의 소원을 청원할 때 이 말을 사용합니다. 왕후 에스더가 왕을 만나서 자신의 소원을 이렇게말합니다. “나의 소청 (아이테마), 나의 요구가 이러하니이다 내가 만일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고 왕이 내 소청을 허락하시며 내 요구를 시행하시기를 좋게 여기시면 내가 왕과 하만을 위하여 베푸는 잔치에 또 오소서 내일은 왕의 말씀대로 하리이다 하니라.” 사도 바울은 사람이 하나님께 자신의 원하는 것을 요청할 때 이 낱말을 사용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아이테미).” 사도 요한도 사람이 하나님께 자신의 소원을 아뢸 때 사용합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구하 (아이테마)는 바를 들으시는 줄을 안즉 우리가 그에게 구한 (아이테마) 그것을 얻은 줄을 또한 아느니라.”
네번째 단어는 “유케”입니다. 신약 성경에서 “믿음의 기도” 혹은 “서원”으로 번역된 이 단어는 하나님께 탄원하는 기도입니다. 이 낱말 속에는 절박한 상황에서 탄원한 기도가 응답되었을 때 하나님을 위해 헌신을 하겠다는 마음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야고보는 “믿음의 기도 (유케)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는 간절함과 결단을 함축하고 있는 기도입니다. 서원은 하나님께 드린 기도의 한 형태로 이행의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서원은 다 이행할 것이요 그가 결심한 서약은 다 지킬 것이니라”고, 서원 기도는 책임성과 헌신이 동반됩니다. 바울이 겐그리아에서 머리를 깎았던 이유를 “일찍이 서원 (유케)이 있었으므로”라고 밝힙니다.
다섯번째 단어는 “엔티욱시스”입니다. “중보” 또는 “도고”로 번역 되는 이 낱말은 다른 사람과 관계된 기도입니다. 중보기도의 대표적인 예는 예수님께서 성도들을 위해 하시는 기도입니다. 바울은 이 사실을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 (엔티욱시스)는 자시니라”고 기록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은 성도들을 위한 중보기도자이신 사실을 “그분은 언제나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해 중재의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예수님이 모범인 중보기도는 성도들이 선택해야 하는 사항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이고 특권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 진리를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 (엔티욱시스)와 감사를 하되”라고 밝힙니다.
여섯번째 단어는 “유카리스타이”입니다. “감사”로 번역되는 이 낱말은 고대 희랍어에서 기도로 자주 사용됩니다. 성찬이라는 “유카리스트”에서 유래된 이 낱말은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가장 큰 은혜에 대한 감사 행위로 사용되었습니다. 초대교회는 기도의 한 방식으로 유카리스타이를 매우 소중히 여겼습니다. 바울은 골로새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감사하노라”라고 감사를 기도 속에 포함시킵니다. 성도들에게도 “우리로 하여금 빛 가운데서 성도의 기업의 부분을 얻기에 합당하게 하신 아버지께 감사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고, 기도 속에 감사할 것을 가르칩니다. 그가 교회에 보내는 글에는 과거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은혜에 대한 반응으로 감사를 기도의 한 유형으로 일관성 있게 언급합니다.
일곱번째 단어는 “이케테리아”입니다. 이 낱말의 어근은 견고한 나무나 지팡이를 의지한다입니다. “간청”으로 번역 되는 이 단어는 현재 처한 어려움에 실질적인 도움을 구할 때 사용됩니다. 처절한 고통 속에 있는 욥에게 하나님께서는 “그것이 어찌 네게 계속하여 간청하겠느냐 (이케데리아) 부드럽게 네게 말하겠느냐”고, 오직 하나님만이 인간의 도움이신 것을 말씀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고통 속에 기도하셨던 예수님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예수께서는 인간으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당신을 죽음에서 구해 주실 수 있는 분에게 큰소리와 눈물로 기도하고 간구하셨고 (이케테리아),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마음을 보시고 그 간구를 들어주셨습니다.” 기도를 뜻하는 다양한 단어들은 근본적 서로 다른 세계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여러 단어가 사용된 원인은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상황에 구체적으로 적합한 기도와 그 효능을 나타내기 위해서입니다. 바울은 “기도”를 한 단어로 표현하지 않고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라고,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이남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