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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것 같은 성지순례 – 히스기야 터널 (Hezekiah Tunnel)

히스기야 터널 (Hezekiah Tunnel) 

예루살렘을 방문한 후 잊지 못하는 장소 중의 한군데를 꼽자면 히스기야 터널일 것이다. 현재 예루살렘에 공급되는 상수도원은 갈릴리 호수물이지만, 성경시대 때 예루살렘성의 거주민들이 이용하던 가장 중요한 물의 근원은  기혼샘(Gihon Spring)이었다.  “기혼”이라는 뜻은  “힘차게 터져 나오는 곳”이란 뜻이다. 실제로 석회석의 침식작용으로 형성이 된 기혼샘은 1년내내 마르지 않고 힘차게 터져서 예루살렘 성의 거주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했다.  기원전 722년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는 701년에 남왕국 유다를 침공하게 되는데, 북왕국의 피난민을 수용한 남유다 왕국의 히스기야 왕은 결사 항전을 각오한다. 중동 지방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보급품도 물이었다.  예루살렘 성의 가장 중요한 물 근원인 기혼 샘은 결정적으로 성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에 히스기야 왕의 방백들과 용사들이 기혼샘과 예루살렘 성의 가장 낮은 쪽에서 서로 파 들어가 연결된 터널을 완성시킨다 (대하 32:2-4).  즉 기혼샘(해발636m)에서 시작하여 땅속으로 길이 533미터의 터널을 파 예루살렘성의 가장 낮은 곳인 실로암으로 물길을 내었던 것이다. 

히스기야가 또 기혼의 윗 샘물을 막아 그 아래로 좇아 다윗성 서편으로 곧게 인도하였으니 저의 모든 일이 형통하였더라 (대하 32:30) 

서기 70년 예루살렘이 로마의 디도장군에 의해서 파괴되면서, 이 터널의 존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다 이 터널은 1838년 4월 예루살렘에 도착한 미국 에드워드 로빈슨이라는 성경학자에 의해서 처음 발견이 되었고, 그 후 1880년 터널 안에 새겨진 고대 히브리어 비문이 발견됨으로써 성경의 기록이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이 되었다.  

히스기야 터널을 입장하기 위한 순례자는 예루살렘 성의 남쪽에 위치한 분문(Dung Gate) 아래쪽에 다윗성(City of David)을 일단 방문해야 한다.  이곳은 가나안 시대 때 여부스족의 성이였던 곳으로 다윗이 그의 병사들과 함께 점령하였고, 통일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정했다 (삿 19:10). 다윗이 이곳에 살았었고, 밧세바를 불러 올린 곳도 이곳이었을 것이다 (삼하 11:4).  

다윗성 입장권을 끊는 곳에서 일단 간편한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은 후 안쪽으로 15분정도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땅속에서 터져 올라오는 기혼샘 앞에서 아쿠아 슈즈로 갈아 신은 후 30분정도 터널을 걷게 된다. 터널 안은 불빛이 전혀 없으며, 울퉁불퉁해서 걷기 힘들었던 바닥은 2013년도 경에 공사를 해서 지금은 평평하다. 그렇다고 맨발로 걷게 되면 터널 양 옆의 돌에 발이 부딪혀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예전에는 손전등을 준비해서 들어갔지만 지금은 휴대폰 불빛을 비추며 통과하기도 한다. 더운 건기 때 히스기야 터널을 통과하면, 차가운 물에 발 마사지도 하면서 그날의 피로가 다 풀리기도 하지만 추운 우기철 특히 1월과 2월에 터널을 통과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잘못하다가는 감기에 걸려 다음날 일정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터널을 다 통과하고 기쁨에 겨워 밖으로 나오면 작은 연못 비슷한 곳에 잘려진 기둥 몇 개 사이로 물이 흐르는 장소가 있다. 이곳이 5세기 비잔틴 시대 때의 실로암이다. 히스기야 터널을 통과한 모든 순례자들은 두 손을 들고 “할렐루야”를 외치며 모두 너무 좋았다고 말씀하신다. 히스기야 터널은 일반적인 수로(Aquaduct)가 아니다. 히스기야 터널은 기원전 6세기때 만들어진 그리스의 유팔리노스(Eupalinos) 터널과 함께 고대 세계 때 만들어진 가장 위대한 건축공학의 역작으로 칭송을 받는다. 북 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가 쳐들어 온다는 소식을 들은 히스기야 왕은 오직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왕으로써 백성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히스기야 터널 안

히스기야가 세력을 내어 퇴락한 성을 중수하되 망대까지 높이 쌓고 또 외성을 쌓고 다윗성의 밀로를 견고케 하고 병기와 방패를 많이 만들고 (왕하 32:5) 

그는 성을 튼튼히 하고, 수로도 만들고 여호와의 전에 올라가서 전심으로 기도했다 (왕하 19:15-19). 이 모든 것을 마쳤을 때, 산헤립의 185,000명의 군사들이 여호와의 사자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는 기적이 일어났던 것이다 (왕하 19:35).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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