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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단상] “옷장을 열어보면 은혜가 보인다”(창세기 30:22~24)_빅토리아 은혜장로교회 양명규 목사

“옷장을 열어보면 은혜가 보인다”(창세기 30:22~24)

빅토리아 은혜장로교회 양명규 목사

오늘 우리가 살펴볼 인물 ‘라헬’은 여인이라면 누구나 선망할 만한 대상이었습니다.

창세기 29장 말씀에 보면 우선 그녀의 용모가 아름답고 예뻤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남편 야곱은 그녀를 얻기 위해 삼촌 라반의 집에서 무려 14년 동안 일을 했을 만큼 그녀를 특별히 사랑했으며, 또 다른 부인 레아가 있었음에도 유독 라헬을 끔찍이도 사랑했습니다.

이처럼 라헬은 외모도 특출나게 아름답고, 남편의 사랑도 독차지했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결핍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녀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언니 레아와 레아의 몸종 실바, 라헬의 몸종 빌하가 모두 열 명의 자녀를 낳는 동안 라헬은 단 한 명도 낳지 못해 마음에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감동스럽게도 성경은 그런 그녀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나님이 라헬을 생각하신지라(창 30:22a)

하나님께서 라헬을 긍휼히 여기사 그녀를 생각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자, 하나님께서 생각해 주셨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하나님이 그의 소원을 들으시고 그의 태를 여셨으므로 그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창 30:22b~33a)

드디어 아들을 낳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자녀가 없던 라헬이 아들을 얻게 되었으니 그 기쁨을 마음껏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요?

잘 아시는 대로 그러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얻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들을 누리는 데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보면 평생 수고해서 모은 재산을 정작 본인은 누리지 못하고 자식이 누리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아니, 자식이라도 잘 누리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 재산 때문에 자식들 간에 갈등이 생겨서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경우를 듣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를 봐도 그렇고 라헬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리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 이름을 요셉이라 하니 여호와는 다시 다른 아들을 내게 더하시기를 원하노라 하였더라(창 30:24)

라헬은 아들의 이름을 ‘요셉’이라고 짓습니다.

그 이름의 뜻은 ‘그가(하나님이) 더 하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또 다른 아들 하나를 더 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라헬은 오랜 기다림 끝에 아들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와 기쁨보다는, 몸종들도 두 명씩 낳았는데 자신은 이제 겨우 자식이 한 명뿐이라는 것에 대한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라헬의 모습이 꼭 오늘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에게도 이미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신 것들에 대한 감사보다는 또 다른 무엇인가를 주시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이미 주신 것을 충분히 누리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저 하루 세끼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평안한 잠자리 주심에 감사하며, 일상의 삶을 살아낼 수 있는 건강 주심에 감사하고, 직장과 비즈니스를 주신 것도 감사하고, 소중한 가족과 교회 공동체를 주신 것도 감사하며 자족하며 그것들을 누리는 기쁨이 충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직도 뭔가 더 채워지지 않으면 마치 더 이상 소망이 없고 끝장난 인생인 것처럼 불만이 가득하여 하나님 앞에 시위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기도의 내용이 주신 것들에 대한 감사와 찬양보다는, 마치 아무것도 받지 못한 자처럼 무언가를 주시기만을 간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늘 하나님 앞에 무언가를 주시기만을 구하는 기도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어느 날 하나님께서 그에게 “얘야~ 네가 구하는 것 줄게.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다.”라고 말씀하셨답니다.

그러자 그는 “하나님! 그게 뭡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너에게 이미 준 것들의 목록을 완벽하게 작성해서 제출하면 네가 원하는 것 다 줄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즉시 집으로 돌아와 종이를 꺼내고는 자신이 하나님께 받은 것들의 목록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목록을 작성하다 보니 다 쓰기도 전에 자신이 죽을 것 같더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받은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옷장 문을 열면 내 옷이 총 몇 벌인 줄 아십니까?

산 지 몇 년이 지났고, 선물 받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옷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도 외출할 때 보면 거울 앞에 서서 이렇게 말씀하시진 않으십니까?

“입고 나갈 옷이 하나도 없네.” 

이처럼 저와 여러분도 받은 것이 참 많은데, 라헬과 같이 그것들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더 얻으려고만 하는 어리석은 모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설교의 제목이 “옷장을 열어보면 은혜가 보인다!”입니다.

우리의 옷장을 열어보면 거기에 걸려있는 옷들 하나하나가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이죠.

자,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 보면 참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라헬의 소원대로 그녀에게 아들을 더해 주십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라헬은 난산 끝에 목숨을 잃고 맙니다(창 35:16~18).

라헬은 그토록 원하던 대로 아들을 하나 더 낳긴 했지만, 젖도 한 번 물려보지 못하고 핏덩이와 헤어지고 맙니다.

아장아장 걷고 뛰며 때로는 엄마에게 안기고 때로는 엄마 볼에 뽀뽀도 해주며 사랑스럽게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토록 원하던 또 하나의 아들을 얻기는 얻었지만 누리지는 못한 것입니다.

심지어 라헬이 누리지 못한 것은 베냐민뿐만이 아닙니다.

라헬은 첫째 아들 요셉이 신실한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해서 훗날 애굽의 총리가 되어 영광스러운 삶을 사는 것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해 보면 라헬은 아름답고 예쁜 미모를 가졌고,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아들까지 얻었지만, 그것들을 끝내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비극적인 인생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결국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누리는 것‘입니다. 행복의 비결은 많은 것을 ’얻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들을 온전히 ’누림‘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남편 야곱의 인생도 라헬과 비슷합니다.

그도 평생을 얻는 것에 혈안이 되어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형으로부터 장자권을 가로채려고 기를 썼고, 커서는 라헬을 자기 아내로 만들기 위해 무려 14년을 일했을 만큼 집요했습니다.

자식들이 태어난 후에는 외삼촌의 양 떼와 염소 떼를 먹이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한 마리라도 더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애를 썼습니다.

이처럼 야곱의 삶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얻으려고 애를 쓰는 인생이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20년간의 외삼촌 집에서의 생활이 끝날 무렵 많은 것을 얻게 되었습니다. 네 명의 여인을 곁에 두게 되었고, 열두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이 있었고, 많은 소 떼와 양 떼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많은 것을 얻어서 그가 행복했습니까?

14년을 바쳐서 얻을 만큼 특별히 사랑했던 아내 라헬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채색옷까지 지어줄 만큼 특별히 사랑했던 아들 요셉은 애굽으로 팔려 갔습니다.

이처럼 얻었나 싶었는데 손바닥의 모래알처럼 하나씩 하나씩 빠져나가자 그는 비로소 ’아~ 얻는 것이 행복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얻기를 구하기 보다, 주신 은혜만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할 수 있게된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그가 얻고자 하는 욕심을 포기하고 마음을 비우자 하나님께서는 아들 요셉을 총리가 되게 하신 후 그 앞에 나타나게 하십니다.

야곱은 130세에 애굽에서 아들 요셉과 재회했고, 147세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야곱에게 있어서 애굽에서 보낸 17년 동안의 시간은 하나님의 은혜를 온전히 누리는 시간이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이 아들 요셉의 효도를 받으며 여생을 마음껏 누리게 해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신비 아니겠습니까?

그가 얻고자 하는 동안에는 고통과 스트레스 속에 큰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다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다 내려놓고 나서야 비로소 ’누림의 축복‘이 야곱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길 원하십니까?

어금니 꽉 깨물고 눈에 핏발이 선 채로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 살길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우시기를 바랍니다.

진정한 행복은 얻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림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이미 주신 것을 온전히 누리는 저와 여러분의 남은 인생이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은혜임을 깨닫고 감사하며 살면 살수록 하나님께서는 더 해달라고 부르짖지 않아도 알아서 더하여 주실 줄로 믿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옷장을 열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은혜가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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