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Service,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희랍어“레이투르기아”는 기독교의 전례 (典禮), 예배 (禮拜), 혹은 예식 (禮式)을 뜻하는 영어 “리터쥐liturgy”와 그와 유사한 낱말들이 유래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성경의 어느 낱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관련된 커다란 어군을 형성하는 흥미로운 말입니다. 이 단어와 연결된 유사한 단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 백성, 군중, 부족, 세속적인 사람, 전사, 유대인들, 공공 예배, 공공 의무, 섬김, 공무원, 활동하는 사람, 등.
시간의 변천에 따라 이 단어의 의미와 사용 범위는 확대됩니다. 이 낱말의 가장 초기 형태인 동사형 “레이투르게오”은 자발적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를 떠맡았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자신의 자유의지로 강한 애국심과 함께 국가 방위에 봉사하기 위해 군인의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사적인 관심사가 아니라 정치적 통일체로서 국가 공동체를 위해 봉사 하는, 더 구체적으로는 백성을 위해 일하고 사회를 위해 바른 임무를 맡는다는 뜻입니다. 그리스의 고전 작가 플르타크는 공직에서 항만과 시장을 감독하고 농경 세무 업무을 담당하며 외국의 지도자를 접견하기 위해 타국을 방문하는 연로한 분들이 맡아서 하는 일을 설명할 때 이 낱말을 사용합니다.
나중에 이 낱말은 국가가 임명한 특별한 자격을 갖춘 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이 당시 레이투르기아는 초기처럼 업무를 처리한다는 의미는 같았지만, 이제 개인의 자발적 행위가 아니라 책임과 의무가 됩니다. 어떤 공직들은 세 달란트 이상의 재정적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그 직위를 맡을 수가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 사회는 네가지 전형적인 공적 업무와 그에 따른 의무가 있습니다. 첫째는 “코레고스”로 공연과 합창단을 지도하는 업무입니다. 이 직위를 맡은 사람은 부유한 아테네 시민으로 그 업무를 이행하는 데 소요 되는 모든 비용을 부담합니다. 두 번째는 “짐네사키아”로 운동선수 양성 지도자 업무입니다. 체육 지도자인 이 직무는 선수 훈련과 횃불 경주에 드는 모든 비용을 부담합니다. 세번째는 “아키테오리아”로 엄숙하거나 신성한 행사에 국가가 보낸 사절단의 비용을 지불하는 직위입니다. 네번째는 “트리에라키아”로 국가 위기 때에 군함의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직위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거의 모든 지방자치 업무가 레이투르기아였습니다. 국가는 적합한 사람을 골라 그에게 그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권리와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사회 전반에 이 단어의 사용이 스며들면서 삶의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설명하는 단어로 발전합니다. 초기에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나 군인이 하는 서비스를 표현했던 이 낱말은 이제 오락을 위해 고용된 춤추는 소녀나 플루트 연주자나 또는 음악가를 부르는 타이틀이 됩니다. 주인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를 부르는 말이 되었고, 묘하게도 남성을 위한 서비스로 자신의 몸을 제공하는 매춘부를 부를 때도 이 단어가 사용됩니다. 집에서는 자식들이 존경하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역할도 이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합니다. 신들을 섬기는 신전에서는 예식을 집례하는 제사장이나 예배에 필요한 도구들을 마련하는 봉사자들을 “레이투르기아”로 불렀습니다.
신약 성경에서 이 단어군은 세 가지 주요 용도로 쓰입니다. 첫번째, 이 단어는 사람이 사람에게 제공하는 봉사에 사용됩니다. 바울은 예루살렘의 가난한 성도들을 위한 연보를 시작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하여 설명합니다. “이제는 내가 성도를 섬기는 일로 예루살렘에 가노니 이는 마게도냐와 아가야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도 중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기쁘게 얼마를 연보하였음이라 저희가 기뻐서 하였거니와 또한 저희는 그들에게 빚진 자니 만일 이방인들이 그들의 영적인 것을 나눠 가졌으면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니라.” 비록 이 연보가 사람에게 하는 섬김이었지만, 바울은 이것은 하나님께 드린 봉사의 직무라고 설명합니다. “이 봉사의 직무 (레이투르기아)가 성도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많은 감사로 말미암아 넘쳤느니라.” 그리스도인이 사람을 섬기는 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식입니다.
두번째, 이 단어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 사용됩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세계 선교가 시작될 때, 안디옥 교회는 특별한 예배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들이)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 성령이 이르시되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 하시니.” 주를 섬겨로 번역한 희랍어는 “레이투르게오”로 대부분의 영어 성경은 “그들이 예배하고 있었다”로 번역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께서 맡으신 제사장의 직무를 이 단어를 사용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님은 더 위대한 제사장의 직무를 맡으셨으며 더 좋은 약속에 근거한 더 좋은 계약의 중재자가 되셨습니다.” 성도들이 교회서 맡은 사역들은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예배인 것입니다.
세번째, 이 단어는 하나님의 일꾼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을 이방인을 위한 일꾼으로 소개할 때 이 낱말을 사용합니다. “이 은혜는 곧 나로 이방인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 (레이투르고스)이 되어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하게 하사.”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직무이며, 복음을 전하는 일은 바울에게는 예배를 드리는 행위였습니다. 바울은 또한 사회의 권력있는 지도자나 세무원도 하나님의 일꾼인 레이투르고스로 표현합니다. 비록 사회의 권력자들일지라도 그들이 수행하는 직무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하신 거룩한 예식이라는 근본적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예배 또는 예식으로 번역되는 희랍어 레이투르기아의 근본적인 배경은 성도가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자원 봉사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이 낱말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관련됩니다. 성도들이 교회 안팎에서 하는 봉사가 무엇이든 그것은 곧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이남규 목사